트럼프의 ‘한국 때리기’ 공약은 누구 작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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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정책 브레인은
워싱턴 외교가 ‘톱클래스’ 없어
‘첫 지지선언’ 세션스 의원이 좌장… 17년간 상원 군사위서 활동
국방정보국장 출신 플린도 주목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 등 동맹국의 방위비 전액 부담을 줄기차게 주장하면서 누가 외교 문외한인 트럼프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지가 관심사다. 트럼프는 3월 21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외교정책 관련 정보를 어디에서 구하느냐는 질문에 “신문 방송 등 언론에서 읽고 봐서 알고 있다”고 밝혀 그가 제대로 된 외교 관련 서적조차 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당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은 ‘국가안보위원회’ 소속 6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톱클래스는 아니다. 좌장은 공화당의 제프 세션스 연방 상원의원(앨라배마)이고 나머지 5명은 월리드 파레스 미 국방대 교수, 카터 페이지 글로벌에너지캐피털 창립자, 조지 파파도풀로스 허드슨연구소 에너지안보 분석가, 조 슈미츠 전 국방부 감찰관(변호사), 조지프 키스 켈로그 전 오라클 최고운영책임자(COO)이다. 여기에 육군 중장 출신으로 올 초까지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플린도 참모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선의 세션스 의원은 트럼프와 동갑내기로 2월 연방 상원의원 중 처음으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앨라배마 주 검찰총장 출신으로 군사전문가로 불린다. 17년간 상원 군사위에서 활동했고 지금은 군사위 산하 전략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략핵무기, 정보전, 탄도미사일 개발 등 미군의 핵심 전력을 다루는 소위원회다.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이 지역구에 있지만 지난달 25일 상원 전체회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지난달 27일 선언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외교 노선도 세션스에게 자문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전 국장은 대테러 전문가로 지난해 12월 DIA 국장 신분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전역 직후인 2월 CNN에 나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e메일 스캔들’에 대해 “내가 그랬다면 아마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진영에 합류했다는 얘기가 많다.

파레스 교수는 중동 문제와 관련해 미 의회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했고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의 자문역을 맡았을 만큼 캠프 내 외교 전문가로 꼽힌다. 벤 카슨 전 공화당 경선 주자의 참모였던 파파도풀로스는 트럼프 집권 때 백악관 특별고문으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가 대선후보가 된 만큼 공화당과 헤리티지재단 같은 보수 싱크탱크에서 추가로 외교안보 참모를 영입할 것으로 본다. 공화당 2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는 등 당 주류도 ‘트럼프 후보’를 인정하고 있어 인재풀은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트럼프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트럼프가 학자, 외교관보다는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의원, 군인, 기업의 최고경영자 등을 참모로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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