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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케리 국무, 현직 美 국무장관 첫 日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6-07-10 03:26
2016년 7월 10일 03시 26분
입력
2016-04-11 13:59
2016년 4월 11일 13시 59분
서영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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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1일 현직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했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여한 지 71년만이다.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케리 장관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 등 다른 나라 장관들과 함께 이날 오전 히로시마 피폭의 상징인 평화기념공원을 찾았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케리 장관은 방문에 앞서 “평화의 중요성,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강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궁극적으로는 세계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없앨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시다 일본 외무상에게 “과거를 상기하고 스러져간 이들을 예우하지만 이번 방문은 과거에 대한 것이 아니다”며 “이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화답했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후 미국의 현직 각료가 이 공원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의 현직 장관들이 평화기념공원을 찾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케리 장관 등은 피폭자의 옷, 빠진 모발 등이 전시된 원폭 자료관을 둘러보고 위령비에 헌화했다.
히로시마 시 중심부에 있는 이 공원은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1954년 조성됐다. 공원 안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원폭 돔과 위령비, 원폭 자료관 등이 있으며 매년 8월 6일 이곳에서 평화기념 행사가 치러진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케리 장관의 방문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의 향배에 따라 다음달 26, 27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케리 장관의 이날 행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보유 등으로 미국과 일본이 ‘신(新) 밀월기’를 보내는 가운데 성사됐다.
아베 정권은 케리 장관의 공원 방문을 계기로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호소함으로써 핵 군축과 핵 비확산의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일 간 견고한 유대를 국제사회에 알린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2차대전 패전의 결과인 ‘평화헌법’의 개정을 모색하는 상황이어서 케리 장관의 행보가 자칫 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가해’를 희석시키고 ‘피해’를 강조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G7 외무장관들은 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핵 군축과 핵무기 비확산 문제를 논의한 성과를 담은 ‘히로시마 선언’과 의장성명 등을 발표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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