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동학대 사망’ 5년간 최소 154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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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의 2가 돌 채 안지난 아기… 후생성 “알려진 건 빙산의 일각”

지난달 말 일본은 세 살배기 아들을 토끼장에서 키우다 수건을 물려 질식사시키고 시신을 유기한 부부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열린 첫 배심원 공판에서 검찰은 가로 57cm, 세로 40cm, 높이 46cm 크기의 토끼장 실물도 공개했다. 이 부부는 3년 전 저지른 이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올해 들어 일본에서는 이처럼 ‘나쁜 부모’들이 자녀를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한 엽기적인 사건이 잇따라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친엄마가 세 살배기 딸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고 목에 줄을 걸어 벽장에 가두는 학대를 해 끝내 숨지게 한 사건, 20대 여성의 세 살짜리 아들을 동거남이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사건 등이다.

하지만 친부모에 의한 학대의 경우 이처럼 세상에 알려져 가해자가 기소되거나 아동상담소가 학대 사례로 검증한 경우는 빙산의 일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팀 조사 결과 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아이들이 최근 5년간 최소 15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NHK가 24일 보도했다. 이 중 3분의 2는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였다.

소아과 의사 등으로 구성된 후생노동성 연구팀이 2010년부터 5년간 전국 962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사망한 18세 미만 어린이들의 사인을 조사한 결과다. 회신을 보낸 의료기관은 371개에 불과해 실제 사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들이 내린 ‘의학적으로 학대 이외로는 설명할 수 없다’거나 ‘학대 가능성이 크다’는 판정은 모두 경찰에 통보됐지만, 실제로 사건화된 경우는 10%가량에 불과했다. 아동 학대의 경우 의료기관이 경찰에 통보해도 부모가 혐의를 부인하면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일본#아동#학대#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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