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제로금리 탈출, 시장충격 최소화 버냉키 못지않은 女 경제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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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리더십 재평가

9년 반 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 7년 만의 제로 금리 탈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으로 이뤄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의 리더십이 미국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뉴스위크는 “드디어 ‘옐런의 시대’가 열렸다”며 “‘나는 절대 경제를 죽이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시장에 줬다. 금리 인상 결정 후 16일 기자회견에서 옐런의 모습은 확신에 차 있고, 지식의 깊이가 상당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농담 한마디도 시장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미리 계산된 것만 얘기한다’는 그의 치밀함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옐런 의장이 위기관리인이란 직책을 새로 얻었다. 시작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수장이 된 뒤 리더십 논란에 시달렸다.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우유부단해 혼란스럽고 불분명한 메시지를 시장에 준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올 10월 투자전략가와 경제학자 41명이 그의 리더십에 매긴 점수는 고작 ‘C+’였다.

옐런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고수해왔으나 10월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0명 중 최소한 3명 이상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FOMC 위원들을 설득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언론 등을 통해 금리 인상의 여러 신호를 주며 시장의 충격을 줄여 나갔다. 이번 금리 인상이 ‘찬성 10 대 반대 0’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사실은 그의 설득형 리더십이 자리 잡기 시작한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2010년 당시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였던 옐런을 연준 부의장으로 발탁했던 버냉키 전 의장(2006∼2014년 재임)은 옐런에 대해 “빈틈없는 성격”이라고 평했다. 버냉키는 “회의를 꼼꼼하게 준비했고, 자신의 입장을 신중한 분석과 연구 기록으로 뒷받침했다. 그녀의 도움이 가장 실속 있었다. 그녀가 발언할 땐 회의실에 정적이 감돌았다”고 말했다.

물론 옐런 의장이 주도한 금리 인상의 성공 여부에 대해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옐런의 확신’에 대해 아직 확신이 들지 않는다.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미국의 방향(금리 인상)과 다른 길로 가고 있고, 그것이 미국 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옐런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옐런#금리#버냉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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