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 빠져도 솟아날 구멍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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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킹 ‘사건의 지평선’ 새 가설 제시

지난해 국내에서 1000만 명 이상이 본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요 소재로 블랙홀이 나온다. 흔히 블랙홀 하면 아주 캄캄한 암흑의 공간으로, 여기에 빠지면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사진)가 여기에 반기를 들고 블랙홀에 관한 새로운 가설을 발표해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호킹 박사는 25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KTH왕립과학원에서 열린 대중 강연에서 “블랙홀에 빠지더라도 빠져나갈 길이 있다. 블랙홀은 영원한 감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이날 “블랙홀에 물체가 빨려 들어갈 때 물체의 정보(양성자 수 등 물리량)는 블랙홀 내부가 아니라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에 저장된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또 호킹 박사는 “블랙홀에 들어간 물체는 블랙홀 밖으로나, 어쩌면 다른 우주로 나올 수 있다. 단, 다른 우주로 빠져나가게 되면 우리의 우주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1975년 호킹 복사 이론을 발표하면서 블랙홀도 입자를 배출해 궁극적으로 질량을 상실하고 사라진다면서 이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물질의 정보도 함께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입자와 입자가 충돌하거나 붕괴돼도 정보의 손실은 있을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에 반하는 것이었다.

이후 호킹 박사는 2004년 자신의 과거 오류를 인정하고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도 있다”며 기존 주장을 180도 뒤집어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선 해명하지 못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블랙홀#사건의지평선#스티븐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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