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만 외친 관영매체… 진실 파헤친 SNS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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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진참사서 돋보인 中SNS 파워
‘안전조치 미흡한 人災’ 처음 제기 실시간 상황 전달… 주민들 신뢰
이코노미스트 “中정부 통제 안먹혀”

톈진(天津) 항 폭발 사고를 계기로 우왕좌왕하는 중국 정부와 대조적으로 중국 소셜미디어의 리더십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같은 소셜미디어는 이번 사태에 대해 무엇보다 정보의 옥석을 가리고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사고 직후 참담한 현장 사진을 순식간에 전 세계로 타전했고 이번 사태가 당국의 안전조치가 미흡해 터진 인재(人災)였다는 문제를 처음 제기한 것도 온라인 채팅 룸에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톈진 현지 주민들조차 이번에 문제가 된 위협적인 화학성분 물류창고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에서 불과 수백 m 떨어진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중국 소셜미디어는 또 보관 중이던 시안화나트륨 양이 합법적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점을 적발해 누리꾼들에게 알렸다. 사고 직후 현지 주민들의 분노와 정부에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한 것도 소셜미디어였다.

중국 소셜미디어는 관영매체의 보도와도 차별된 행보를 보여 주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번 사태로 희생된 소방관 상당수가 경험이 부족한 계약직이었다는 점을 고발한 것은 관영매체가 아닌 소셜미디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고도의 온라인 정보 통제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이번 사태에서만큼은 소셜미디어가 모든 어젠다를 주도하는 모양새”라고 전하고 “재난 관련 의제를 통제하고 주도해 온 중국 정부의 노력이 이번 톈진 사태에서는 참담한 실패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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