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도 되고 말동무까지… 사람냄새 나는 스마트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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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비서-인공지능 채팅로봇 등
IT업계 맞춤형 서비스 개발 경쟁… 구글-애플 OS도 계속 업그레이드

‘스마트폰이 요청하지도 않은 일정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24시간 비서’ 역할을 하면서 사용자의 우울한 마음까지 풀어주는 말동무로 진화한다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런 바람을 실현할 목적으로 비서 기능이나 채팅로봇(chatbot) 서비스 경쟁을 한층 더 뜨겁게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구글은 5월 한 개발자회의에서 ‘구글나우’ 서비스를 통해 렌터카를 쓰는 여행객에게 연료를 채워야 할 시점과 근처 주유소를 알려주는 기능을 만들었다. 구글은 “스마트폰 사용자 e메일에서 여행 일정과 공항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탑승 데이터를 보고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 연료를 넣어야 할 시점을 추론해낸다”고 소개했다. 또 금요일 밤이 되면 외식할 주변 식당이나 볼만한 영화들을 소개하고, 상사의 업무 지시가 담긴 e메일을 토대로 추론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아파르나 체나프라가다 구글나우 제품엔지니어링 이사는 “구글나우는 24시간 항상 나를 돕기 위해 대기하는 비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와 검색 소프트웨어 ‘스포트라이트’는 사용자의 정기적 활동을 보고 ‘그 마음’을 미리 헤아린다. 자주 이야기를 주고받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사용자의 일부 e메일 정보를 바탕으로 전화를 걸어온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캘린더 이벤트를 자동으로 만들기도 한다. 아침에 운동할 때마다 같은 음악을 듣는다면 이 시간대에 아이폰에 이어폰을 꽂으면 자동으로 그 음악을 들려준다. 애플은 차기 운영체제(OS)인 iOS9에 디지털 비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구글도 올해 안에 식사 약속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그 (약속한) 식당의 정보와 이용자 평가를 자동으로 안내하는 기능 등 진화된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MS의 개인비서 서비스 ‘콘타나’, 아마존닷컴의 가상 비서 ‘알렉사’ 등 최근 IT 업계의 경쟁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예측하는 맞춤형 서비스 기능에 집중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MS가 지난해 중국 보안회사와 손잡고 중국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채팅로봇 서비스인 ‘샤오이스’(일명 샤오빙)도 이용자 20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서비스는 미리 저장된 데이터나 검색엔진을 통해 사용자의 심리 상태를 짐작하며 1500만 문장 이상의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MS는 “앞으로 음성 대화까지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도 이런 말동무 서비스 개발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비서#말동무#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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