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공미사일 이란 수출금지 해제… 美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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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에 악영향 가능성

러시아가 유엔의 금수 조치 이행 차원에서 시행해 온 방공 미사일의 이란 수출 금지령을 해제하자 미국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방공 미사일의 이란 수출 금지령 해제에 서명하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행보는 이란 핵 협상의 최종 결과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푼다는 주요국의 계획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란은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불안을 일으킨다. 아직은 그런 무기 시스템을 이란에 팔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가 이란에 무기 수출을 재개하면 이란 핵 협상의 최종 합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은 2일 이란이 핵개발을 멈추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푼다는 데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해제 시점과 방법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주요국과 이란의 핵 협상은 6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러시아의 방공 미사일을 도입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기가 어려워져 핵 협상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

이란 핵 협상 타결에 반대해 온 이스라엘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성명에서 “제재 해제에 따른 경제적 추진력은 이란 국민의 복지에 쓰이는 게 아니라 군비 확충에 악용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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