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10일 정상회담서 타결 선언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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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서비스 분야 쟁점 막판 조율… 정부안팎 “APEC기간중 타결 유력”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0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양국 간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뿐만 아니라 동북아를 둘러싼 전략적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 FTA 협상대표단 교체수석대표인 김영무 동아시아 FTA 추진기획단장은 3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정상회담 전 타결을 위해 양국이 막바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어 “정상회담까지 시간은 촉박하고 타결해야 할 쟁점이 많다”면서 “원만한 타결을 위해 중국 측의 통 큰 정치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여러 전문가들이 10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사실상 타결을 앞둔 상황에서 협상 상대방을 고려한 완곡한 표현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양국 정상회담에서의 타결 선언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혀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6일 개최되는 14차 FTA 협상의 대표를 공식 협상에서는 처음으로 장관급으로 격상한 것도 아직 타결되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 분야의 핵심 쟁점 등에 대해 ‘정치적 결단에 의한 일괄타결’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며 그만큼 양측이 타결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양국은 지난해 9월 7차 협상에서 ‘개방화율 상품 품목 기준 90%, 금액 기준 85% 개방’ 등을 골자로 한 1단계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2단계 협상을 벌여왔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7월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올해 말까지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선언한 이후 양국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양국이 FTA 협상 타결에 적극적인 것은 타결에 따른 개방화율 90%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99%에 비해 낮지만 경제적 효과와 함께 정치적 의미도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13억 인구를 가진 세계 2위 경제대국의 빗장을 열고 들어갈 키를 쥐는 것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EU에 이어 또 하나의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은 한국 경제의 ‘FTA 허브’ 전략에도 중요한 고리가 하나 더 추가되는 효과도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FTA를 통해 미국과 일본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FTA#한중#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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