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 中 권력투쟁의 희생양… 아들-며느리까지 독방에 감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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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 안사돈 WSJ 인터뷰

“딸과 사위, 남편이 모두 독방에 감금돼 있다. 우리 가족은 아무 잘못이 없다. 단지 중국 역사에서 종종 봐 왔던 것처럼 새 지도자가 전임자를 공격할 때 나타나는 권력투쟁의 희생물일 뿐이다. 매우 걱정된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안사돈인 잔민리(詹敏利·미국명 메리 잔민리) 씨는 지난달 3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렇게 토로했다. 미국 시민권을 얻어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고 있는 잔 씨는 저우 전 서기의 아들 저우빈(周濱)의 장모다. 저우빈의 구금 조사설이 잇따랐으나 그가 중국 당국에 체포된 사실이 가족에 의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우빈이 아버지의 비호 아래 부정 축재에 앞장선 핵심 인물인 것으로 중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올해 71세인 잔 씨는 “지난해 10월 말 중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뒤 며칠간은 예전처럼 (딸 부부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그런데 이후 갑자기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잔 씨는 이어 “남편(황위성·黃투生)과 딸, 사위 모두 베이징 당국에 의해 독방에 감금돼 있다”고 했지만 어떻게 그들의 감금 사실을 알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잔 씨는 저우 전 서기가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에너지기업들의 핵심 주주로 자신의 이름이 등재된 것과 관련해 허락 없이 사위가 자신의 신분증 정보를 회사의 문서에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신분증 사용이 어떤 도움이 될지 전혀 몰랐고, 자신도 어떤 경제적 이득도 취한 바 없기 때문에 사위의 행동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 잔 씨를 포함해 10여 명의 저우 전 서기 가족들이 당국에 의해 억류돼 있다고 보도했으나 잔 씨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지난달 29일 저우 전 서기의 차남 저우한(周涵)이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저우 전 서기의 가족과 측근들로부터 최소 900억 위안(약 15조5000억 원)의 자산도 당국이 압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저우 전 서기의 두 동생 중 위안싱(元興)은 지난해 가을 암이 발병한 데다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의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재산 일부가 몰수당하자 충격으로 올 2월 사망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또 다른 동생 위안칭(元靑)도 당국에 의해 억류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그 일족도 쑥대밭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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