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림반도 합병말라”… 러 “핵무기 감축 중단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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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날선 氣싸움… 美합참의장 “군사개입 배제 안해”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의 운명이 걸린 크림자치공화국 주민투표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에 “크림 반도를 합병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일부인 크림 반도를 러시아의 일부로 만들려고 하거나 크림 반도에서 군사적 도발을 계속한다면 외교적 해법의 길은 닫힐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CNN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외교적 최후통첩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8일 미 PBS와의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에 의무를 이행해야 할 상황이 오면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개입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6개국 정상들과 연쇄 전화회담을 갖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을 위한 주민투표가 강행되면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회담에 불참할 방침이라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에 맞서 미국과 합의했던 핵무기 감축 사찰을 중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찰은 2010년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과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맺은 빈 협정에 따른 것이다.

9일 우크라이나를 탄생시킨 민족 영웅이자 시인 타라스 셰프첸코(1814∼1861)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전국에서 “러시아군 철수”를 외치는 반러 시위가 벌어졌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키예프에서 열린 집회에서 “(크림은) 우리의 땅이며 한 치도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야체뉴크 총리는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크림 위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미국#크림반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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