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인민대표야” BMW女 폭행 中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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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 진화… 남편, 사업가로 확인

19일 오후 5시 30분경 중국 산시(山西) 성 진청(晋城) 시의 한 도로. 고급 외제 승용차 BMW와 생수 배달용 소형오토바이 사이에 접촉 사고가 일어났다. 그러자 검은 롱부츠에 갈색 망토를 걸친 왕모 씨(32·여)가 차에서 내리더니 오토바이 주인 리모 씨(40·여)에게 다짜고짜 달려들었다. 왕 씨는 리 씨를 주먹으로 때려눕히고 발로 걷어차며 욕설을 퍼부었다. 왕 씨는 말리는 행인들을 향해 “내 남편이 인민 대표인데 무서울 게 뭐가 있느냐”며 큰 소리를 냈다.

이 사고는 동영상으로 찍혔다. ‘BMW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인터넷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중국의 주요 현지 매체들은 23일 “특권층의 안하무인격 횡포가 중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일제히 관련 사건을 보도했다.

파장이 커지자 현지 공안 당국은 왕 씨를 폭력 혐의로 붙잡아 행정 구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안 관계자는 “왕 씨 가족이 피해자 리 씨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사과했다”며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조사 결과 왕 씨의 남편은 공직자가 아니라 민영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인 ‘관얼다이(官二代)’의 만행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잇따라 지적되고 있다. 관얼다이는 부모나 친척의 권세를 믿고 횡포를 일삼는 고위 관료의 자녀를 일컫는 신조어다. 2010년엔 허베이성(河北) 바오딩(保定)시 공안국 부국장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여대생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내 아버지가 공안부국장 리강이야”라며 위세를 부려 공분을 산 바 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중국#BMW녀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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