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드론 항모착륙 첫 성공… 對테러전쟁 새 장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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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기지 없어도 공격 자유자재… 전 지구가 미군 사정권 안에 들어
WP “2019년쯤 실전배치 가능”

미국 해군이 사상 최초로 항공모함용 드론(무인기) 착륙 실험에 성공했다. 5월 항모용 드론 이륙 실험에 성공한 지 두 달 만에 더 까다로운 착륙 실험까지 성공함에 따라 드론을 이용한 미국 대테러 전쟁의 새로운 막이 열렸다.

미국 해군은 10일 항모용 드론 X-47B 실험기가 메릴랜드 주 남쪽 패턱센트 해군기지에서 이륙해 약 225km를 비행한 뒤 버지니아 주 해안에서 항해하던 항공모함 ‘조지 부시’의 활주로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바다에서 움직이는 항모의 활주로에 착륙하는 일은 숙련된 전투기 조종사에게도 최소 몇 년의 훈련을 요하는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레이 메이버스 해군장관은 ‘조지 부시’의 함상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 해군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고 자축했다.

대형 가오리와 비슷한 모양인 X-47B는 전투기만 한 크기의 공격용 드론으로 최고 초음속으로 날 수 있으며 1회 연료 주입 시 약 3889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미국 방산업체 노스럽 그러먼이 제작했으며 8년에 걸쳐 약 14억 달러(약 1조5897억 원)의 개발비가 들었다. 실제 전투현장 투입은 2019년쯤 가능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망했다.

미군이 항모용 드론 개발에 매달리는 이유는 지상 기지를 사용하는 일반 드론과 달리 항모용 드론의 공격 범위가 사실상 무한대이기 때문이다. 공격 목표 지점 인근에 항모를 파견해 드론을 출격시키면 전 지구가 미군의 사정권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때 다른 나라로부터 기지 사용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정치적, 외교적 논란을 피한 채 신속한 공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드론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이에 대한 비판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인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 중 상당수가 민간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은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대테러 전쟁의 명분 아래 계속된 드론 공격이 더 많은 테러리스트를 낳았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반미 감정만 키웠다”고 비난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미국#항공모함용 드론#착륙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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