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軍수뇌부, 北도발 대응 핫라인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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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합참의장 베이징 회담서 합의… 군사 분야 전략적 협력관계로 강화
中 “北비핵화 반드시 필요” 거듭 강조

한중 함께 의장대 사열



4일 오후 정승조 합참의장(오른쪽)과 팡펑후이 중국군 총참모장이 한중 군사회담을 갖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있는 ‘8·1청사’(중국 국방부 건물)에 들어서며 사열하고 있다. 8·1청사는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기념일(8월 1일)에서 따온 이름이다. 양국은 이날 군 수뇌부 간 핫라인 개설 등 군사 협력 방안들에 합의했다.합참 제공
한중 함께 의장대 사열 4일 오후 정승조 합참의장(오른쪽)과 팡펑후이 중국군 총참모장이 한중 군사회담을 갖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있는 ‘8·1청사’(중국 국방부 건물)에 들어서며 사열하고 있다. 8·1청사는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기념일(8월 1일)에서 따온 이름이다. 양국은 이날 군 수뇌부 간 핫라인 개설 등 군사 협력 방안들에 합의했다.합참 제공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군 수뇌부 간 정례적인 전화 통화 등 군사 분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격상된 한중 관계에 걸맞은 군사적 신뢰 구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북-중 간 전통적 우방 관계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승조 합참의장(육군 대장)과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은 4일 베이징 ‘8·1청사’에서 한중 군사회담을 개최하고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이번 회담은 한국 합참의장이 2007년 이후 6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이뤄졌다. 합참은 회담 후 발표한 보도문에서 “양국 대표는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부응하도록 군사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전략적 협력 강화의 첫 번째 조치로 군 수뇌부의 정기적 전화 통화를 통해 한반도 안보 현안을 논의하고 공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의 기습 도발 등 한반도 위기 상황 시 한중 군 수뇌부 간에 즉각적인 ‘핫라인(직통전화)’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군 수뇌부 간의 정례적인 통화 채널로 기존 군 당국 간 전화 회선을 이용할지, 양국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과 총참모장을 잇는 별도의 ‘핫라인’을 개설할지는 후속 협의를 진행해 결정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한국군과 중국군의 대(對)테러 및 화력시범 훈련을 상호 참관하는 방안을 계속 협의하는 한편 서해상에서 실시해 온 인도적 차원의 수색 구조훈련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2001년 이후 중단된 한국 합참과 중국 총참모부 간 소장급 회의(전략협의체)를 정례화하고 아덴 만 해역 등에서 활동 중인 양국군 파병부대 간 공조와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에도 협조하기로 했다.

정 의장은 회담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한 채 최근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북한이 도발할 시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는 뜻을 팡 총참모장에게 전달했다. 또 정 의장은 현재의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팡 총참모장은 이에 공감을 표명하고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해 한반도 비핵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중국 군부의 의사가 공식 확인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군 관계자는 “(중국 군 수뇌부의 비핵화 의지 확인은)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합참의장#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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