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日 저성장 패턴 닮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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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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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작년 GDP 증가율 1.9%… 한국과 0.1%P差
1%P내는 1998년 뒤 처음… 한국도 저성장 구조 진입

일본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9%로 한국(2.0%)보다 불과 0.1%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양국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1.0%포인트 안으로 좁혀진 것은 1998년 이후 처음.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 한국은 성장률이 ―5.7%로 일본(―2.0%)보다 낮았다. 한국이 점차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2012년 실질 GDP 증가율은 1.9%, 명목 GDP 증가율은 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질 증가율은 명목 증가율에서 물가와 계절적 특수 등의 요인을 제외한 것이다.

일본이 지난해 전년 대비 성장률이 1.9%로 비교적 높은 것은 2011년 성장률이 그해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0.6%로 추락한 것도 큰 요인이다.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주택을 건설하고 공공사업을 벌인 점도 성장률을 높였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2년 실질 GDP 증가율은 2.0%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1.8% 감소해 2009년(―9.8%) 이후 처음 줄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투자도 1.5% 감소했다.

문제는 수출, 내수의 동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저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가파른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 상태가 더 심각하다. 경제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도 양국 간 경제 성장률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새 정부 출범 효과로 기업 투자가 살아나 올해 성장률이 2.8%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세(원화가치 상승)가 이어지면 실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일본 정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을 2.5% 내외로 전망했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린다는 ‘아베노믹스’ 효과로 인해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가 오르면서 세계적 투자은행(IB)들은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상은 14일 “미약하긴 하지만 (성장률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GDP#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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