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 주인잃은 고양이 321㎞ 떨어진 집에 돌아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1일 0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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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자들, 이주동물 아닌 고양이의 귀가 두고 의견 분분

미국에서 여행 중 주인을 잃어버린 고양이가 2개월 뒤 200마일(321㎞) 떨어진 집으로 돌아와 화제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야곱과 보니 릭터 부부는 지난해 11월 초 홀리(Holly)라는 이름의 애완 고양이와 함께 집에서 200마일 떨어진 플로리다 주 동쪽의 데이토나비치로 여행을 갔다가 고양이를 잃어버렸다.

릭터 부부는 수일 동안 홀리를 찾았지만 실패해 동물보호소에 실종 신고를 했고 새해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 31일 집이 있는 플로리다 주 남동부 웨스트팜비치에서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집 뒤뜰에서 홀리를 발견한 바브 마촐라는 홀리에게 소설 '레 미제라블'에 나오는 고아 '코제트'의 이름을 붙여주고 엿새 동안 돌봐주면서 계속 키울 생각을 했다.

마촐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반려 동물에 이식하는 마이크로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홀리가 주인이 있는 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계속해서 홀리를 키울 수 없게 된 마촐라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릭터 부부도 울음을 터뜨렸다.

릭터 부부는 "홀리의 발바닥이 피투성이였고 발톱은 닳아서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수척하고 야윈 모습으로 돌아온 홀리는 릭터 부부에게 기쁨을 선사했지만 동물학자들에게는 새로운 논란을 제공했다.

동물학자들 사이에서 고양이가 장거리를 이동해 집을 찾아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학설은 거의 없다.

새나 거북이, 곤충 등 이주 동물은 자기장, 후각 단서, 해를 이용한 방향 탐지 등으로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고양이처럼 반려 동물인 개가 길을 잃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사례는 흔하지만 개는 자기장 단서를 이용해 길을 찾을 수 있는 늑대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많은 동물학자는 고양이가 시각과 후각을 통해 익숙한 환경에서는 길을 잘 찾지만 낯선 곳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릭터 부부가 찾은 고양이가 겉모습만 비슷하지 진짜 홀리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고양이 몸에 이식된 마이크로칩 확인 결과 진짜 홀리가 맞았다.

케임브리지대학의 행동 생태학자인 패트릭 베이트슨은 고양이가 먼 거리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서 홀리가 후각 기능을 이용해 집을 찾아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홀리가 자신이 살던 집의 소나무 냄새를 맡았다면 이를 따라 집으로 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의 동물 행동학자인 피터 보첼트는 "홀리가 주변 풍경과 소리를 따라 플로리다 해안 도로를 따라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리와 비슷한 사례가 있지만 집으로 돌아온 기간과 거리는 홀리보다 훨씬 짧다.

고양이 행동학자인 잭슨 갤럭시는 이사하는 과정에서 사라졌던 자신의 고양이가 이전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지역 5마일(8㎞)을 걸어 10일 뒤에 전에 살던 집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갤럭시는 "고양이가 어떻게 멀리 떨어진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알 수 없다"면서 "신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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