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P 뒤지던 롬니, TV토론후 4%P차 역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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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강한 미국의 부활’을 주창하며 대화와 화해를 강조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온건한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8일 버지니아 주 렉싱턴 군사학교에서 생도 400여 명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구호였던 ‘희망과 변화’를 빗대 “희망은 전략이 아니다(Hope is not strategy)”라고 말했다.

롬니 후보는 특히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좀 더 확고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이란에 금융·에너지 관련 제재를 뛰어넘는 새롭고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지나친 긴장관계였다. 나의 목표는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에 빛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지중해와 걸프 만에 항공모함을 영구히 배치하고 이스라엘과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시리아 반군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탱크 헬리콥터 전투기를 격퇴시킬 무기를 얻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보다 직접적인 개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씨는 “냉전시대를 연상케 하는 롬니 후보의 외교안보정책은 C학점”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외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꽤 좋은 소리로 들리겠지만 수사와 진부한 표현이 많다”며 “롬니는 국제무대에서 이를 작동시킬 방법과 사용할 수단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롬니의 외교정책자문그룹을 이끄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 대사와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 사이의 노선 갈등 때문에 그의 외교정책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볼턴은 미국이 북한 이란과의 대결에서 군사력에 바탕을 둔 강경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온건파 졸릭은 군사력보다 대화를 선호한다. 양측은 경쟁적으로 외교정책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고 있지만 외교를 잘 모르고 유세에 바쁜 롬니는 이를 읽지도 않는다고 NYT는 꼬집었다.

이런 논란에도 롬니의 지지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8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첫 TV토론 전 오바마에게 5%포인트 뒤지던 롬니는 토론 뒤 49 대 45로 4%포인트 앞섰다.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도 롬니는 49 대 47로 오바마를 눌렀다. ‘대선 토론에서 누가 더 잘했느냐’는 갤럽의 질문에선 롬니가 72%의 지지를 얻어 사상 최대 격차인 52%포인트 차로 압승을 거뒀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롬니#오바마#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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