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홀리데이 비자 가진 한국인 여성 호주가서 하는 일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0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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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포사회가 워킹 홀리데이 비자(이하 워홀비자)의 난맥상에 뿔이 났다.

워홀비자는 '18~30세 젊은이들의 견문 확대와 실업난 해소'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

시드니 한인회(회장 김병일) 등 동포 단체들은 학생 신분으로 매주 20시간 일할 수 있는 워홀비자의 맹점을 이용해 매춘업에 종사하는 한인 여성이 급증했다며 문제업소들을 상대로 '자정 노력'을 호소해왔다.

현지 공관도 계도와 경고까지 하고 나섰지만 큰 효과가 없자 한인회 주도로 6개월째 연대서명에 나선 데 이어 가두 캠페인 등 본격적인 정화운동을 벌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석민 시드니 한인회 사무총장은 30일 "서명 작업에 2000여 명이 동참한 데 힘입어 31일 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시드니의 스트라스 필드(광장)에서 거리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호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29개 동포 단체들은 '호주 한인 성매매 근절 캠페인을 전개하며'란 제목의 성명서에서 "호주의 성매매 여성 가운데 한인이 1천명으로 17%에 달한다니 한인 사회의 일원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동포분들이 성매매 근절 운동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성매매 업소와 광고 매체에 대해서도 영업 행위와 광고 배포·유통 중단을 촉구했고 한국 정부와 공관에도 "호주 당국과 협력해 실효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요청했다.

올 1월 한인회장을 위원장으로 매춘근절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매달 한 차례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한인회는 지난달 7차 회의에서 성매매가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워홀비자로 해외 체류 중인 한국인은 13개국 4만5천명이며 이중 호주에만 3만여 명이 몰려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동포사회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워홀비자로 체류 중인 3만 명 가운데 문제시되는 1000명을 가려내려고 엄격하게 관리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문하영 재외동포영사대사는 지난해 11월 캔버라에서 열린 한·호주 영사협의회에 참석해 양국 공조를 통한 대책 방안을 협의했고 동포단체와도 만나 '비자 악용 매춘' 대응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호주 이민부는 지난 7월 한국 내 워홀비자 심사를 강화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연합뉴스 질의에 "성매매가 합법적이어서 단속할 근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 이민청 이민관 출신인 박화서 전 명지대 교수는 "국내 매춘업 종사자에 대한 생계대책도 없이 단속 일변도 정책을 펴는 바람에 이들이 외국으로 대거 몰려나간 측면도 있다"며 정부 책임론도 제기했다.

갑자기 성매매를 집중 단속하자 종사자들이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볼록해지는 현상)에 의해 합법적 보호를 받는 호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자 악용 사례는 매춘업 종사자가 학생비자로 입국해 '주당 20시간 근로'를 하는 것이다. 또 등록금 마련이 어려우면 관광객 신분으로 매춘에 나서기도하는데 적발되더라도 강제출국보다 경고나 비자 취소 등 솜방망이 처벌이 많다는 게박 교수의 설명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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