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첫 외교 무대 등판’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 부주석은 16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항구 시찰, 17일 할리우드 영화계 면담, 중국어 교육 미국학교 견학, 미국프로농구(NBA) 관람 등을 끝으로 4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바쳤다.
그는 ‘미래 권력’이지만 사실상 국가 정상급 예우를 받았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것을 반영한 것이었다.
시 부주석의 이번 방미는 국제무대를 상대로 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중국 자국민들을 향한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서방언론들의 평가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시 부주석은 이번 방미를 통해 중국 국민에게 13억 인구를 이끌 지도자로서의 권위와 자신감 등을 보여주려 했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스타일은 변했으나 실질은 차이가 없었다”며 “인권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차이를 좁히는 데는 아무런 역할도 못했다”고 시 부주석의 방미를 평가했다.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은 “그는 과거 중국 지도자와 달리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쳐다봐 상호 교감성은 있지만 방미는 ‘놀랄 일 없는 각본에 따른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과거 지도자에 비해 개방적이고 서구에 우호적인 태도를 가졌으나 방미는 ‘대본에 따른 것’에 가까웠다”며 많은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말을 아끼고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서방의 다소 인색한 평가에 비해 중국 관영 및 친중국 홍콩 언론은 그의 방미 성과에 호의적이다. 원후이(文匯)보는 “미국 민중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높이 평가했다”며 시 부주석의 위상을 치켜세웠다. 신문은 또 “인정미 넘치고 솔직한 태도로 차이를 좁히려 한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시 부주석이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경제위원회(USCBC) 주최 오찬 연설에서 대만과 티베트 독립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반대 표명을 촉구하면서 “진정한 친구라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라”고 몰아붙였다며 ‘할 말은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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