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이스라엘, 4월 이란 공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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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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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核갈등 일촉즉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일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한 시한이 다 되어가고 있다”며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올해 4월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무기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의심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몇 차례 나왔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최고위 국방 당국자 수준에서 공격이 거론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란과 국제사회 간의 대립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실제 군사행동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WP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 씨는 3일 칼럼에서 “패네타 장관은 이스라엘이 4월, 5월 또는 6월에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서두르는 것은 이란이 ‘면제 지대(zone of immunity)’에 도달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이그네이셔스 씨는 전했다. ‘면제 지대’는 적의 직사 및 곡사 화기의 위협이 미치지 않는 지역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장을 하고 더욱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깊은 지하 시설에 저장해 미국 이외엔 누구도 군사적으로 저지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그네이셔스 씨는 분석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온 패네타 장관은 2일 WP 칼럼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전망하고 있는지는 나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이다. 나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미국은 우려를 표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바라크 장관은 2일 열린 정보 및 군사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안보 포럼’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새로 만든 산속 벙커로 숨기고 있기 때문에 이란의 핵 개발 진전을 막기 위한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누구라도 ‘나중에’라고 한다면 그 나중은 이미 늦은 때”라고 강조했다. 바라크 장관은 “경제 제재만으로는 이란의 군사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없다”며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보포럼에 참가한 군 정보 책임자인 아비브 코차비 씨는 “이란이 농도 20%의 농축 우라늄을 100kg 가까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초보적인 핵폭탄 4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며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뤄지는 경우 ‘특정 목표에 제한’할 것이며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나탄즈 등 일부 핵시설이 표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WP는 전했다. 이란도 섣불리 전면전으로 확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이스라엘은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7년 9월에도 독자적으로 핵시설로 의심된다며 시리아의 건물을 폭격기를 동원해 파괴했으나 시리아는 아무런 저항도 못했다.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부총리는 2일 “이란의 핵 시설이 있는 지하벙커는 충분한 방어물을 갖추고 있지 못해 군사 공격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지하관통 폭탄인 최신형 ‘벙커 버스터’가 아직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능력이 없다는 외국 전문가의 주장과는 다른 것이다. 야알론 부총리는 “중요한 것은 모든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공격이 이뤄진다면 어떤 무기가 동원될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미국#이란#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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