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류샤오보 등 노벨평화상 적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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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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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기준 정치편향 논란 속 스웨덴 당국 공식조사 나서

“국가 간 형제애를 위해 노력했거나 군대 폐지 및 축소, 평화 증진에 기여한 사람에게 이 상을 주기 바란다.”

노벨 평화상 설립자 알프레드 노벨은 이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유언을 적용하면 최근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은 수상에 적합한 인물이었을까. 논란에 휩싸인 노벨 평화상이 스웨덴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AP통신은 2일 노벨재단 등을 감독하는 스톡홀름 행정위원회(SCAB)가 노벨의 유언과 다르게 수상자가 배출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노벨의 유지가 존중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경우 SCAB 규정에 따라 최근 3년의 수상자 중 결격 사유가 있는 사람의 수상이 효력 정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여성운동가 출신인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포함한 3인의 2011년 공동 수상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2009년 수상)과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2010년 수상) 등 총 5명에 대한 수상 적합성이 조사 대상이 된다.

노벨상 수상이 조사를 받는 것은 노벨 평화상의 원래 취지와 달리 부적합한 사람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온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노르웨이 평화운동가인 프레드리크 헤페르멜 씨 등은 2008년 이후 ‘노벨의 유언’이라는 저서를 통해 “최근 수십 년간 수여된 노벨 평화상의 절반 이상이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인물들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해왔다. 헤페르멜 씨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노벨 평화상은 평화를 옹호한 사람이 받아야 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군대 폐지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헤페르멜 씨는 2001년 공동 수상자인 유엔과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을 노벨 평화상의 마지막 적격자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노벨위원회의 예이르 루네스타 사무총장은 “노벨의 유언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유언을 해석하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1일 마감된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에서 현재 수감 중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우크라이나 총리, 쿠바의 인권운동가 오스왈도 파야, 쿠바 반체제 인사 요아니 산체스 등이 추천됐다. 노벨 위원회의 수상자 선정은 추천인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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