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테러’ 골머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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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습격 5명 기소에도 폭탄 반입 등 불법행위 계속

이스라엘이 폭력행위를 일삼는 극우주의자들을 사상 처음으로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법정에 세웠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8일 “이스라엘 검찰이 지난해 12월 군대를 공격해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끼친 ‘가격표(price tag) 운동’ 지지자 5명을 테러 및 폭력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가격표 운동은 ‘재산 침해를 당한 만큼 그대로 갚아준다’는 뜻.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극우주의 유대교인들은 주로 요르단 강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의 땅이 원래 자신들의 소유였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소유주 허가 없이 건축물을 지은 뒤 이를 불법 점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려는 공권력과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번에 기소된 5명은 지난달 서안지구에 주둔한 이스라엘군 여단사령부까지 습격해 충격을 줬다. 이들의 습격 과정에서 부사령관이 돌에 맞아 크게 다쳤고 차량 여러 대가 전소했다. 이들은 사령부 인근 이슬람사원에도 불을 질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정부가 흔들리는 공권력을 지키려 강력 대응이란 카드를 빼들었으나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집값 등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으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약 30만 명이 거리에 나서는 등 사회적 불안이 가중됐다. 게다가 ‘성(性) 분리주의’를 주창하는 극단 원리주의 유대교도들의 움직임도 심상찮고 가격표 운동까지 거세져 민심이 크게 이반된 상태다. 이 때문에 정부 및 여당 측은 이번 기회에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함으로써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기소 당일에도 가격표 운동 지지자가 서안지구에 폭탄을 반입하려다 체포되는 등 불법행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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