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클린턴 “北, 평화적-안정적 전환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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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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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고위당국자 첫 공식 언급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transition)을 원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한 미국의 대응 기조를 엿볼 수 있는 고위 당국자의 첫 공식 언급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상과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김정일 사망 보도에 따라 한반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미일) 양국은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 역내 평화 및 안정 보장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 중국, 러시아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도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이 북한의 ‘안정적 전환’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일단 후계자인 김정은을 중심으로 북한 정치세력이 재편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북한의 권력 공백기에 내부 충돌이나 권력 싸움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우선 북한의 체제 안정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공공연히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거론했다. 북한을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정권변환(regime transformation)’으로 표현을 완화했다. 그러다 이번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후계자의 권력승계까지 포함하는 ‘전환’으로 수위를 누그러뜨렸다.

CNN 주요 뉴스로 보도 김정일 사망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세계 주요 언론의 최대 관심사였다. 20일 미국 뉴스전문 CNN방송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한 동아일보 호외(19일 낮 발행)를 읽는 시민들의 모습(왼쪽)과 북한 인민군 무력시위 모습을 나란히 보여주며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다뤘다. 사진 출처 CNN
CNN 주요 뉴스로 보도 김정일 사망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세계 주요 언론의 최대 관심사였다. 20일 미국 뉴스전문 CNN방송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한 동아일보 호외(19일 낮 발행)를 읽는 시민들의 모습(왼쪽)과 북한 인민군 무력시위 모습을 나란히 보여주며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다뤘다. 사진 출처 CNN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용어를 조금씩 바꾼 것은 전반적인 대북 기조와도 깊은 연관을 갖는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강조해 왔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북-미 대화에 나서면서 ‘전략적 관리(strategic management)’로 대응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에는 강경파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대북 식량지원(food aid) 대신 ‘영양지원(nutrition assistance)’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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