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금속 장난감’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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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3개 중 1개꼴 검출”中정부 “조사방법 차이일 뿐”

중국과 홍콩에서 팔리는 장난감 3개 중 1개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장난감은 2007년에도 납이 검출돼 미국 호주 등에서 대규모 리콜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우한과 홍콩에서 장난감 500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3분의 1에서 중금속이 발견됐고, 10%는 납 함유량이 중국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검출된 중금속은 납, 비소, 카드뮴, 크롬, 수은, 안티모니(축전지 등에 쓰이는 재료) 등이다. 이 중금속들은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쌓일 뿐 아니라 소량만 섭취해도 건강에 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 장난감에서는 12만 ppm의 납이 검출돼 중국 기준의 200배, 미국 기준의 1300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중금속에 오염된 장난감은 아이들이 씹거나 만질 때 몸에 흡수되는 것은 물론이고 숨 쉴 때도 공기를 통해 코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의 검사 결과에 중국은 반발했다. 장난감 차에서 납이 검출된 광둥(廣東) 성의 완구제조업체 룽쥔토이의 대표는 “정부가 인가한 기관으로부터 생산 라인과 제조 기술에 대한 합격증서를 받았다”며 “우리 제품에는 중금속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정부도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근 240개 표본을 검사한 결과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은 단 한 개에 그쳤다”며 “조사 방법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인체의 땀이나 위액과 비슷한 인공액체에 장난감을 담근 뒤 일정 시간 동안 용해돼 나오는 중금속 양을 측정한다. 반면 그린피스는 X선 투시기로 장난감 표면의 중금속 총량을 조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해한 제품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기술표준원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수입하는 완구는 모두 안전인증(KC)을 받아야 하고 시중에 팔리는 제품도 종종 수거해 검사하고 있다”며 “수입 완구의 65%가 중국산이지만 아직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도 중금속 함유량을 검사할 때 중국과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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