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1955∼2011]잡스 1985년 왜 쫓겨났나… 스컬리 “매킨토시 포기” vs 잡스 “값 낮춰 판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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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현실적 이익이 중요”… CEO 손 들어줘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1985년 왜 쫓겨났을까. 뉴스위크는 7일 당시 이사회 멤버들 인터뷰를 통해 잡스 해임과정을 둘러싼 뒷얘기와 잡스를 쫓아낸 그들의 현재 심경을 전했다. 그들은 해고결정이 통찰력이 없는 행위였다고 뒤늦게 후회하면서도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잡스 자신이 초빙했던 존 스컬리 최고경영자(CEO)와의 충돌이었다. 잡스가 1984년 만든 고가의 매킨토시는 실패작이었다. 충돌이 빚어진 것은 1985년 초. 스컬리 씨는 매킨토시를 포기하고 기존의 성공작인 개인용컴퓨터(PC) ‘애플Ⅱ’ 판매를 통한 이익 실현을 강조했다. 펩시콜라 재직 때 소비자의 눈을 안대로 가리고 콜라 맛을 비교하도록 한 이벤트를 통해 획기적인 매출 신장을 이끌어낸 ‘펩시 챌린지’의 기획자 스컬리 씨에겐 기업의 현실적인 이익 추구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였다.

그러나 잡스는 매킨토시 가격 인하로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회는 매킨토시 부서장인 잡스를 해고하며 스컬리 씨의 손을 들어줬다.

기행을 일삼는 것처럼 보인 잡스의 태도가 이사진을 불편하게 만들어 해고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있다. 이사회 멤버였던 피터 크리스프 씨는 잡스나 애플사 직원들이 얼마나 규율과 거리가 멀었는지를 설명했다. 벤처캐피털인 벤록의 파트너였던 그는 애플 직원들과 함께 데이비드 록펠러 씨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 다음날 록펠러 씨는 그에게 “애플 매니저들과의 파티가 즐거웠다. 다만 내년에는 우리 집 화장실 거울에 애플사 로고를 붙여놓지는 말라고 부탁해 달라”고 말했다. 애플 직원들이 록펠러 씨 집 화장실에 알록달록한 애플사의 로고를 여기저기 부착하는 무례를 저질렀던 것.

다른 이사회 멤버 아서 록 씨도 잡스에 대한 인상 비평을 늘어놨다. 인텔 창립에 관여한 벤처캐피털을 운영한 록 씨는 “인도를 다녀온 잡스는 염소수염에 긴 머리를 한 데다 한참을 씻지 않았다”며 “청바지를 입고 사무실에 나타난 잡스의 복장은 당시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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