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개혁 앞장선 잡스 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7일 11시 33분


"잡스 부인도 남편처럼 세상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

5일(현지시간) 타계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개인사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부인 로렌 파월 잡스(47)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 내에서는 그가 교육개혁과 여성의 권리, 환경문제 등을 개선하려는 진보적인 운동에는 적극적으로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자신이 거주하는 팰러앨토시 인근 벨몬트 지역의 칼몬트고교에서 수년간 멘토로 자원봉사를 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잡스가 첨단기술로 사람들의 삶을 바꿨다면 남편을 잃은 로렌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룸으로써 세상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수계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화가 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이때 경험으로 잡스 부부는 칼몬트고교에서 함께 자원봉사를 했던 지인과 '칼리지 트렉 프로그램(College Track program)'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가족내 처음 대학에 가게 되는 빈곤층 자녀를 위해 방과 후 과외수업이나 멘토, 금융지원 등을 해주고 있으며, 현재 이스트 팰러앨토와 오클랜드, 샌프란시스코 등에 지부를 두고 있다.

그는 또 기업가들과 국내외 사회개혁을 선도하고 교육개혁벤처에 전략적 투자를하는 에머슨 콜렉티브라는 단체도 이끌고 있다.

2005년에는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세계 여성의 교육개선을 위해 2000만달러의 기금을 모금했던 '여성 글로벌 펀드(GFW)'의 공동의장직도 맡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사회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저지 출신인 로렌 파월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대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월가에서 일했다. 이후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진학해 공부하다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

당시 애플에서 축출된 상태였던 잡스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로렌 파월과 첫 만남에 대해 그날 사업 관련 저녁약속이 있었지만 대학 주차장에서 차에 올라타려다가 '만약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사업을 위해 저녁을 먹을까 아니면 이 여성과 같이 할까'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곧바로 주차장을 가로질러가 그녀에게 저녁식사를 하자고 데이트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만난 지 1년 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아와니 호텔에서 불교 선승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으며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뒀다.

한때 자연식품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던 로렌은 2008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말 가족들에게 좀 더 헌신하기 위해 모든 사업관련 일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최근 잡스의 건강이 나빠진 후 이웃들은 이들 부부가 손을 맞잡고 1930년대 지어진 자신들의 집 주변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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