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苦 이스라엘 주말 40만명 시위… 중재안 나올 월말이 고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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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3일 전국적으로 40만 명 이상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물가상승과 부의 편중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들은 3일 수도 텔아비브를 비롯해 예루살렘과 하이파 등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 조국광장에는 30만 명이 집결했고 예루살렘에서는 4만 명이 총리관저를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텔아비브에서 시위를 주도한 학생 지도자 이치크 슈물리 씨는 “조국광장에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나 이스라엘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하기를 요구하는 ‘새로운 이스라엘인’이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디자이너 아디 마르코비치 씨는 “이스라엘에서 살고 싶다. 하지만 겨우 먹고살 만큼만 벌어서야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중산층과 학생들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뉴욕타임스는 텔아비브 시위 중 상점 유리창 하나 깨지지 않았다며 축제 같은 비폭력적인 시위였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6일 시위 당시 31만 명이었던 시위 참가 인원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의 불만이 폭발 직전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높은 주택임차료에 불만을 품은 청년들이 이에 항의하기 위해 5월 중순 텔아비브에 텐트를 치면서 시작된 시위는 여름 내내 이어지고 있다. 시위의 상징이었던 텐트촌도 여름방학이 끝나감에 따라 수일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길거리투쟁의 마지막 단계로 평가받는 이날 시위에 40만 명의 인파가 집결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시위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초에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물가인하, 세제개혁 등에 관한 대정부 권고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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