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킨 칼럼 “스티브 잡스, 공개 자선행위에 인색”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31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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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 앤드루 로스 소킨이 스티브 잡스가 공개적인 자선행위에 인색하다는 취지로 쓴 인터넷 칼럼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를 다룬 소설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저자이기도 한 소킨은 30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의 기명 블로그에 쓴 '스티브 잡스의 공개기부 관련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잡스가 천재이고 혁신가이며,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으로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억만장자일 것"이라며 "하지만 놀랍게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유명 자선가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소킨은 잡스가 애플과 디즈니 주식 등을 포함해 총 83억 달러(한화 8조90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선기금을 냈다는 공개기록이 없으며, 부호들을 상대로 최소한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는 취지로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만든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운동의 회원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잡스는 이 운동 가입 권유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지어 그의 이름이 들어간 병원 건물이나 대학건물도 없다고 소킨은 덧붙였다.

소킨은 "이 문제로 잡스를 판단하려는 것은 아닌데다 잡스가 익명으로 기부를 했을 수도 있고, 또는 사망 시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도록 해 놓았을 수도 있다"면서"하지만 잡스의 공개적인 자선행위가 없다는 점은 일부 억만장자들에 대해서는 기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대중들의 시각과 관련해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반대로 잡스 등 일부 부호들은 그로 인해 비난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잡스의 공개적 자선행위가 없었다는 것은 공개적으로 제기된 적은 없지만 오랫동안 지적돼온 내용이라고 소킨은 지적했다.

소킨은 "잡스가 자신의 부를 자랑한 적도 없고 애플에 재직하는 동안 연봉 1달러만 받았다"면서 "오히려 이런 점이 그가 왜 자선행위를 하지 않았는지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소킨은 "잡스가 1986년 한때 스티븐 P.잡스라는 재단을 만들었지만 1년 정도 지난 후 문을 닫았으며, 심지어 1997년 애플에 돌아왔을 때 사내 자선프로그램을 폐지했다"면서 "잡스는 자선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아 그의 자선에 대한 관점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대부분 대기업이 보유한 자선재단도 없으며, 2007년 비영리단체인 `스탠퍼드 사회혁신 리뷰'라는 잡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자선을 하지 않는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소킨은 소개했다.

이에 대해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임편집자인 데보라 제이콥스는 잡스가 익명으로 기부를 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잡스가 자신의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는 그의 선택의 문제이며, 그와 관련해 침묵할 권리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언파이어캐피털의 창업자인 에릭 잭슨은 포브스에 기고한 '소킨은 스티브 잡스에게 사과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는 잡스를 난처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게 분명하다"면서 "이 글이 올려진 시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잡스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는데다 그의 건강상태도 위중한 현 시점에서 잡스가 욕심쟁이라는 이런 쓰레기를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분개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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