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사소한’ 품위 유지비로 혈세 펑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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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작년 문구용품 구입비 29만8800달러-이발비 3만3000달러

미국의 재정적자가 쌓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의원들이 이발비, 헬스클럽비, 선물 구입비, 문구용품 구입비, 레스토랑 식비 등 사소한 품위유지비까지도 거액의 예산을 사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재무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2010년 의원 지출 내용’에 따르면 상원의원의 경우 지난해 문구용품 구입비로 1인당 2988달러(약 314만 원), 우편비로 2766달러(약 290만 원), 선물 구입비로 1666달러(약 175만 원), 헬스클럽비로 1238달러(약 130만 원)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레스토랑 식비로 723달러(약 76만 원), 이발비로 333달러(약 35만 원), 원내 사진관 이용비로 1인당 659달러(약 70만 원), 녹음실 이용비로 227달러(약 24만 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상원의원은 100명이므로 지난해 상원의 문구용품 구입비를 합하면 총 29만8800달러(약 3억1400만 원), 이발비로 3만3300달러(약 3500만 원)가 납세자의 주머니에서 나간 셈이다. 이 같은 의원들의 품위유지비는 기본 급여(연 17만4000달러) 외에 별도로 지급되는 비용으로 각 세부 항목당 기금을 적립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상원의원들이 기본급 외에 지급받은 비용은 총 8억1525만 달러에 달한다. 의원 1인당 기본급보다 48배가량 많은 815만 달러를 유지비 명목으로 지급받은 것이다. 유지비의 대부분은 보좌관, 비서 등 스태프 급여, 사무실 임대, 법안 연구 조사, 법률 자문 등 업무와 관련된 곳에 지출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유지비의 대부분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곳에 쓰였지만 이발비, 헬스비 등 사소한 품위유지비까지 별도의 예산을 배정해 의원들에게 지급해온 것은 납세자의 처지에서 보면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29일 현재 미 재무부가 보유한 현금이 740억 달러에 불과해 애플의 현금 보유액 760억 달러에도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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