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위기그룹 ‘2011년 분쟁 예상 국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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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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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분쟁 예고… 이들 16개국을 주시하라”

분쟁이 벌어지면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은 무고한 서민이다. 내년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02년 내전 때와 같은 피란 행렬이 이어질 것인가(사진 ①). 마약을 태우고 또 태워도 멕시코의 ‘마약과의 전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사진 ②). 동아일보 자료 사진
분쟁이 벌어지면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은 무고한 서민이다. 내년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02년 내전 때와 같은 피란 행렬이 이어질 것인가(사진 ①). 마약을 태우고 또 태워도 멕시코의 ‘마약과의 전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사진 ②).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정파 간 정권 다툼, 종족 분쟁, 반정부 세력 강화, 정통성 없는 정부의 부패, 치안 악화….’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가 처한 문제를 요약하면 대강 이렇다. 미국 국제문제 전문 시사월간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28일 이런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2011년 무력 충돌을 예의 주시해야 할 16개국’을 공개했다. 안보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SG)이 선정한 이들 국가는 아프리카 7곳, 중남미 5곳, 중동 2곳, 중앙아시아 2곳이다. 대부분 FP가 올 7·8월호에서 정부가 사회를 통제하지 못하는 이른바 ‘실패 국가’로 지목한 국가다.

ISG가 가장 먼저 언급한 국가는 코트디부아르. 대선 패배를 시인하라는 국제사회 압력에 저항하는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 측과 사실상 당선자인 알라산 우아타라 전 총리 측의 내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짐바브웨와 나이지리아도 내년 초 있을 대통령선거가 내부 정파 및 종족 간 무력 충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짐바브웨는 30년 철권통치 중인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 있는 모건 창기라이 현 총리 측을 억압하고 있다. 부정 투표와 협박으로 유명한 나이지리아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석유가 나는 니제르 델타 지역에 대한 반군의 공격도 문제다. 수단은 1월의 남부독립 여부를 가리는 국민투표가 관건이다. 선거 결과에 남쪽과 북쪽이 동의를 못 한다면 다르푸르 학살이 재현될 수도 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4년째를 맞게 되는 멕시코의 앞날은 여전히 어둡다. 미국과의 국경지역은 마약조직이 사실상 장악한 지 오래다. 문제는 이 전쟁의 여파가 이웃 국가로 퍼지고 있다는 것. 멕시코 마약조직은 미국으로 마약을 보내는 새로운 길을 과테말라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부패하고 허약한 과테말라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콜롬비아에서도 멕시코와 연계된 새로운 마약조직이 등장하면서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좌익 반군 ‘콜롬비아 혁명군(FARC)’의 세력도 여전하다. 올해 9월 총선에서 패배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을 더욱 억압하는 베네수엘라도 화약고와 같다.

불안하게 출범한 새 정부의 사회 장악력이 의문시되는 가운데 미군의 철수마저 앞둔 이라크, 헤즈볼라와 반헤즈볼라 세력의 내부 충돌이 우려되는 레바논,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새로운 침투 대상 지역이 된 타지키스탄도 선정됐다. ISG는 “붕괴 직전처럼 보이지 않았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하기도 어렵다”며 올해 사상 최악의 홍수피해를 본 파키스탄도 꼽았다. FP가 2월 세계의 갈등 지역 33곳을 선정할 때 포함됐던 한반도는 이번엔 제외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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