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6개월 징역형… 호주, 어린이까지 구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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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민 꿈도 꾸지마” 악명높은 지구촌 이민법들

강력한 이민법을 통과시킨 애리조나 주 정부가 지난달 29일 일부 법안을 완화해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미 전역 70여 개 도시에서는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2일 NBC 방송에 출연해 “새 이민법은 주(州)의 입법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새 법에 따르면 경찰이 인종 차별적인 수사 방식(racial profiling)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혹독한 이민법에 대한 논란만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이 지역의 불법 이민자 문제도 심각한 게 사실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2일 보도한 ‘세계 최악의 이민법들’은 이런 현실 및 이에 대한 각국 정부의 냉혹한 대응을 잘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경우 집시는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이민자가 390만 명에 이른다. 이 나라는 불법 이민자에게는 최대 1만 유로의 벌금과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안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이민법 시행 이후 남부 로사르노 마을에서 법에 항의하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과 경찰의 유혈충돌이 벌어져 50여 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몰려드는 이민자와 난민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호주는 비자가 없는 모든 비(非)시민권자를 구금토록 하는 이민법을 시행했다. 이후 1999∼2003년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어린이 난민 2000명을 열악한 시설에 구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제 인권단체와 비정부기구(NGO)들의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인권단체들은 2001년 존 하워드 당시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이민법이 국제 인권과 난민법에 반한다”고 항의했다.

170만 명의 이민자가 있는 스위스에서는 우파인 스위스국민당(SVP)이 이른바 ‘검은 양(black sheep)’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등 이슬람에 적대적인 SVP는 이 법을 통해 기소된 외국인 범죄자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즉시 추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07년에는 ‘스위스의 안전을 위해’라는 제목과 함께 하얀 양들이 검은 양을 발로 차 쫓아내는 포스터를 내걸었다가 유엔의 인종차별 조사에 직면한 적도 있다.

고실업 문제에 직면한 일본 정부는 무직 상태인 일본계 남미인들에게 귀국비용 3000달러씩을 주는 대신 일본을 떠나도록 하는 이른바 ‘니케이(일본계)법’을 통과시켰다. 일부에선 “이민사회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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