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고 지도부는 禁女구역?

공무원 40%가 여성인데
정치국 상무위원 1명도 없어

‘미성년자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평균연령 52세의 여성.’

9일 중국 신문 난팡(南方)도시보가 분석한 중국 31개 성·시·자치구의 여성 부(副)성장(부시장, 부주석 포함) 29명의 평균 프로필이다. 이들은 중국 공무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공무원 가운데 최고위급에 속한다. 1월 쑹슈옌(宋秀巖) 칭하이(靑海) 성장이 여성이었으나 중화전국부녀연합회 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재 여성 성장은 없다.

신문은 이들 가운데 13명(44%)이 미성년인 만 18세가 되기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가장 어린 나이인 14세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쑨스빈(孫士彬) 허베이(河北) 성 부성장의 첫 직업은 시골 의사였다.

또 대부분이 노력형 만학도들이다. 대학 졸업 뒤에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는 6명에 불과하다. 29명 모두 학사 학위가 있지만 거의 재직 중에 주경야독으로 학위를 땄다. 박사도 8명이나 된다. 어떤 이들(10명)은 문화혁명 이후 폐지됐던 대학입시가 1977년 부활한 덕분에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20세였던 리캉(李康) 광시좡(廣西壯)족 자치구 부주석은 한 소도시 숙박시설의 조찬 담당 종업원이었다가 라디오 뉴스를 통해 대학입시가 부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또 첫 직장을 공직에서 시작한 이는 5명에 불과하다. 공직에 입문한 평균 나이는 28세. 그리고 평균 20년 만에 부성장에 올랐다.

현재 이들의 평균연령은 52세지만 40대도 7명이었다. 최연소 여성 부성장은 42세인 셰루(謝茹) 장시(江西) 성 부성장. 1999년 장시 성 산하 징더전(景德鎭) 현의 부현장에서 9년 만인 2008년 부성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이들 가운데 리캉 광시좡족 자치구, 류후이(劉慧) 닝샤(寧夏)후이(回)족 자치구 부주석과 푸웨란(符躍蘭) 하이난(海南) 성, 셴후이(咸輝) 간쑤(甘肅) 성, 장다이리(張岱梨) 후베이(湖北) 성 부성장 등 5명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167명에 속한다.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는 이들을 포함해 여성이 24명뿐이다.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상무위원 중에서 여성은 없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을 포함한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 가운데 여성는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 1명뿐이다. 중국 고위 공무원 가운데 여성은 이처럼 손에 꼽을 정도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