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중국에서 창조중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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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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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양회 최고지도자들 이구동성 ‘자주창신’ 역설
“노동력 의존 ‘단순제조’ 탈피
新기술-지재권등 질적 성장을”
과학기술 재정지출 30% 늘려
청정에너지-IT 등 집중 지원

‘중국 제조(中國製造)’에서 ‘중국 창조(中國創造)’로.

3일 시작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중국 창조’ ‘자주창신(自主創新·모방에서 탈피해 스스로 새로운 것을 창조)’을 새로운 경제기조로 제시했다. 값싼 노동력에만 의존해 물건을 만들어 파는 ‘메이드 인 차이나(중국 제조)’에서 벗어나 신기술과 새로운 가치로 경제성장 방식을 질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적재산권 등이 집중 강조되고 있다.

후 주석은 5일 장쑤(江蘇) 성 대표단과의 만남에서 “과학기술 혁명의 새 시대가 왔고 기회를 단단히 붙잡아 중국 특색 자주창신의 새로운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자”며 “더 많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더 많은 지적재산권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말 광둥(廣東) 성 시찰에서는 ‘중국에서 창조한 제품을 만들라’고 촉구한 바 있다.

원 총리도 전국인대 개막식 보고에서 “과학기술 재정 지출을 지난해보다 30% 늘린 1512억 위안(약 25조7000억 원)으로 잡았다”며 “자주창신 상품의 보급과 응용, 청정에너지, 3세대 이동통신 등 신흥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창조’는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대 상무위원장과 자칭린(賈慶林) 전국정협 주석,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의 발언에서도 쏟아졌다. 정책자문기구인 정협, 각 성, 자치구의 대표단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리우웨이(曆無畏) 전국정협 부주석은 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창조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과학기술 창신과 문화 창달을 통해 산업수준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상품의 개발과 부가가치를 증대하며 에너지를 절감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 등을 뜻한다”고 정의했다. 중국 경제의 당면 과제와 목표를 ‘중국 창조’라는 하나의 고리로 묶은 것이다. 리 부주석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8.7%였으나 아이디어산업은 17% 늘었다”며 “아이디어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도 ‘바람 잡기’에 여념이 없다. 중국중앙(CC)TV를 비롯해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등 주요 매체는 관련 기사와 논평을 잇달아 실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올해 초 지난해의 ‘중국 창조’ 제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민간의 호응도 적극적이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전자박람회 ‘CES 2010’에서 박람회 43년 역사상 최초로 강연한 중국인 저우허우젠(周厚健) 하이신(海信)그룹 이사장이 내건 주제 역시 ‘중국 제조에서 중국 창조로-신흥시장의 기술과 제품’이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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