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연합군, 탈레반 최대거점 ‘마르자’ 장악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2월 16일 03시 00분


공격 3일만에… 반군 27명 사살-연합군도 2명 전사
“완전소탕 한달 걸릴 듯”… 민간인 12명 오폭 사망

아프가니스탄 주둔 연합군이 탈레반의 최대 거점인 마르자를 공격한 지 3일 만에 탈레반 반군 27명을 사살하는 등 이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15일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주민 8만 명이 살고 있는 남부 헬만드 주의 마르자는 탈레반이 장악한 거점 도시이자 병참 기지다. 현지어로 ‘모두 함께’를 뜻하는 ‘무슈타라크’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는 2001년 미군의 아프간 공습 이후 최대 규모인 1만5000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헬만드 지역 아프간 육군 사령관인 셰르 모하메드 자자이 장군은 “마르자에서 약간의 저항이 남아 있지만 연합군 작전에 걸림돌이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마르자 이외 지역에선 이렇다 할 군사적 위협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모하메드 하니프 아트마르 아프간 내무장관은 15일 “많은 수의 탈레반 반군이 미군과 연합군을 피해 근거지인 마르자를 포기하고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 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낯선 지형과 사나운 모래 폭풍에 적응하지 못한 연합군은 도시 곳곳에 묻혀 있는 부비트랩의 위협과 민간인을 가장한 반군의 공격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합군 진영에서도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작전 첫날인 13일 미 해병대원 1명과 영국군 병사 1명 등 2명이 전사했다. 아프간 남부에서는 14일 폭격으로 2명이 사망했지만 이번 공습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래리 니컬슨 미 해군 사령관은 “숨겨진 폭발물 때문에 마르자 지역을 소탕하는 데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탈레반과 상관없는 민간인 사망자도 속출했다. AP는 14일 미군의 경량다연장로켓발사기(HIMARS)에서 발사된 로켓포 두 발이 마르자 인근 민가에 떨어져 주민 1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성명을 통해 “발사된 로켓 2발이 목표물을 300m나 벗어났다”며 오폭을 인정했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나토 사령관은 즉각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비극적인 희생이었다”고 사과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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