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런던-토론토 등서 잇단 성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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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우리가 키워 우리가 소비” 식품 지역공동체 운동

“로컬 푸드 운동은 다가오는 세계 식량위기의 유일한 대안이다.”(웨인 로버트 캐나다 녹색경제연합 대표)

식품 안전과 농촌 경제가 전 지구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로컬 푸드 운동(Local Food Movement)’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로컬 푸드 운동이란 “우리 땅에서 난 먹을거리를 우리가 소비한다”는 신토불이(身土不二)와 비슷하지만, 식품을 매개로 지역공동체를 만든다는 점에서 더 포괄적이다. 캐나다 토론토를 비롯해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여러 선진도시는 몇 년 전부터 이 운동에 관심을 가져 이미 정착했다는 평가다.

토론토는 세계에서 로컬 푸드 운동이 가장 활발한 도시. 하지만 1980년만 해도 현재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영국 월간지 ‘뉴인터내셔널리스트’ 12월호에 따르면 당시 토론토는 ‘정크 푸드’의 천국이었다. 거리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이 빽빽했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많은 농축산물 재료가 수입됐다. 도시 인근 농업 종사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축산업도 대규모 공장형으로 변해갔다. 그러나 1991년 정부와 시민단체가 뜻을 모아 ‘토론토 식품정책위원회’를 설립하며 상황이 바뀌어 갔다. 식품의 복잡한 유통망을 과감히 개선하고 근거리 농업 지원에 힘을 쏟기로 한 것.

지역신문 ‘토론토 데일리스타’는 “특히 농촌과 직접 연결된 시영 마켓을 확충해 신선한 식품을 제때 공급함으로써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로컬 푸드에 친숙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시민 모니터 인력을 확대해 농산물 안전도 점검하고 일자리도 늘렸다. 고급 레스토랑과 우수 농장의 자매결연을 이어주는 프로그램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로컬 푸드를 사회복지사업과 연결해 지역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전략도 주효했다. 이를테면 노숙자 시설이나 공공 요양원, 비영리 어린이집 등에 지역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불황이 닥쳐 지원이 끊기는 것에 영향 받지 않게끔 만든 것.

런던 캠던 구도 비슷한 경우다. 토론토가 로컬 푸드를 활성화하는 단계에서 사회복지와 연계했다면, 캠던 구는 처음부터 사회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컬 푸드 정책을 도입했다. 캠던 구 공립학교들은 2007년까지 급식이 형편없기로 유명했다. 서민들이 많다 보니 재원 확보가 어려워 질 좋은 재료를 쓰기 어려웠다. 캠던 구는 안정적인 구매를 조건으로 근거리의 좋은 농축산물을 학교에 싼값에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캠던의 기적’이 알려지면서 현재 런던에선 8개 이상의 구가 로컬 푸드를 지역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한편 도시에서 100마일(약 161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축산물만 먹자는 뉴욕의 ‘100마일 다이어트’와 지역 농산물을 직매소에서 70% 이상 소화하는 일본 후쿠오카의 ‘지산지소(地産地所)’ 운동 역시 성공적인 로컬 푸드 운동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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