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협력 관계”라며 “지구촌이 당면한 중대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동반자 관계의 문을 활짝 열었다”고 말했다. 취임 후 중국을 처음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의 ‘상하이과학기술관’에서 푸단(復旦)대,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 등 8개 대학 학생 520여 명과 ‘타운홀 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날 대화에서는 인권 문제나 티베트 독립 등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견해 등 중국 정부가 싫어하는 민감한 문제들은 나오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도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으로 일관해 밋밋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대화는 CNN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일부 인터넷으로 중계됐고 전국 방송인 관영 중국중앙(CC)TV는 생중계하지 않았다. 지역방송인 상하이TV가 중계했으나 돌발사태에 대비해 리얼타임보다 몇 초 늦게 생중계하는 형식을 취했다.
○ “다른 것도 많지만 적수는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 시작 전 약 20분간의 강연에서 상하이의 마천루, 번화한 거리 등 급속한 성장에 대해 극찬했다. 이어 그는 논어의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거론하며 “양국이 최근 30년간 많은 도전과 좌절이 있었고, 서로 의견 대립이 없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 국가의 성공이 다른 국가의 희생을 대가로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생각은 없으며 오히려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강하고 번영하고 성공적인 구성원이 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오바마, 인터넷 검열 반대
오바마 대통령은 강연의 상당 시간을 자유를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어느 국가도 다른 국가에 정치체제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가진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그리고 정치적 참여 등은 보편적 권리로서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것이며 특히 소수민족과 종교의 자유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터넷 검열에 반대한다고 강조해 인터넷 검열이 수시로 이뤄지는 중국 당국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트위터를 사용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은 사회를 훨씬 강하게 한다. 미국은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지 않으며 그것은 국력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트위터 접속을 종종 막아왔다.
○ 민감한 내용은 빠진 학생들 질문
오바마 대통령은 강연이 끝난 후 대화에 참석한 학생과 주중 미국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질문들에 답변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이 양안관계 발전에 저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지와 아프가니스탄전쟁은 왜 계속하며 언제까지 할 것인지 등 오바마 대통령을 다소 당황하게 하는 질문도 있었다.
하지만 톈안먼(天安門) 사태 등 인권 문제, 양국 간 무역분쟁이나 티베트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 등 중국 정부가 싫어할 만한 민감한 문제들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영접을 받았고 저녁에는 댜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만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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