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 안전성’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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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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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정치인 등엔 일반 국민과 다른 백신 접종 시끌
中·美·加 국민 절반이상 “부작용 우려 접종 안해”

세계적으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각국 정부가 본격적인 백신 접종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각국의 논란도 커지고 있다. 1976년 미국에서 돼지독감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예방백신 접종자 4000만 명 가운데 500명이 ‘길랭-바레 증후군(몸 안의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병)’을 앓아 25명이 사망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말 세 번째 신종 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독일에서는 26일부터 내과의사 간호사 구조요원 만성질환자 등 2500만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일반 국민에게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항원보강제가 포함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의 ‘팬덤릭스’를, 정치인과 공무원 군인에게는 항원보강제 성분이 없는 백스터 인터내셔널사(社)의 ‘셀바팬’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 국민 사이에 ‘(누구한테는) 2등 백신이냐’는 항의와 불만이 크게 일고 있다.

이런 불신 탓인지 시사주간 ‘포쿠스’의 여론조사 결과 독일 국민의 78%가 “예방접종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독일 정부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팬덤릭스’를 접종받을 것이라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중국에서도 자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중국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퇴치의 영웅으로 호흡기질환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중화의학회 회장은 26일 “국산 신종 플루 백신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도 많아 모든 국민이 예방주사를 맞기에는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6일 중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4%가 백신의 안전성을 믿지 못해 예방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62%가 올해 개발된 신종 플루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드 메일’의 여론조사 결과도 응답자 1000명 중 백신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이 51%를 차지했다.

스위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이날 자사 신종 플루 백신 ‘셀투라’가 박테리아에 오염돼 스위스 보건당국의 시판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강력히 부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노바티스의 에리크 알토프 대변인은 “셀투라는 박테리아에 오염되지 않았으며, 개의 신장 조직에서 배양한 세포로 생산하는 셀투라 제조 과정은 계란을 이용한 방법보다 훨씬 청결하다”고 주장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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