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쇼 ‘서바이버’ 우승 권율 씨, 美 연방정부 고위직 발탁

  • Array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2006년 12월 미국 CBS방송의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생존자)’의 최초 아시아계 우승자인 재미동포 2세 권율 씨(34·사진)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소비자행정국 부국장으로 임명됐다고 22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미 텔레비전 방송 및 유무선 통신(사업) 전반에 관한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고 관리하는 FCC는 연방 행정기관으로 산하에 소비자행정국 등 7개국을 두고 있다. FCC 고위직에 TV쇼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FCC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권 신임 부국장이 법률과 기술, 비즈니스,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고 소개했다. 권 씨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방송통신이 일상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 씨가 우승을 한 서바이버 ‘쿡 아일랜드’ 편은 당시 TV 리얼리티 쇼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던 프로그램으로 외딴 섬에서 참가자들이 팀을 나눠 불을 지피고 식량을 구하는 등의 갖은 게임을 치르며 매회 진 팀에서 탈락자를 투표로 쫓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권 씨는 체력과 담력은 물론 빠른 두뇌회전, 리더십, 사교성을 자랑하며 최후 생존자로 남아 동양 남성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뜨렸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상금 100만 달러 중 30%를 기부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 연예전문 주간지 피플은 그를 ‘2006년 가장 섹시한 남성’의 한 명으로 뽑았다.

뉴욕 플러싱에서 태어나 6세 때 캘리포니아 주 콩코드로 이사한 권 씨는 스탠퍼드대에서 인지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직업이나 학력이 평범하던 서바이버 출연자들에 비해 그는 컨설팅회사 매킨지 컨설턴트로 출연해 최후 승자로 남았다. 2000년 미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 법무보좌관을 지냈고, 미국 내 소수인종을 위한 골수기증운동을 10년째 벌이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쇼 출연 이후 연방수사국(FBI) 아카데미에서 강의했고 CNN, 디스커버리 채널의 진행자로도 일했다. 4월에 치른 그의 결혼식은 TV가이드 채널이 중계할 정도였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선캠프에 참여해 현 FCC 위원장과 인연을 맺었다.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한 정치 지망생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