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기존주주 지분 1%로 축소…600억달러 신주발행 추진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사실상의 국유화 의미

파산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가 최대 600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추진한다. 신주가 계획대로 발행되면 회사는 사실상 국유화되고 기존 주주의 주식은 주당 1센트짜리 ‘휴지 조각’이 된다. GM의 주가 최고액은 2000년 5월 2일의 93.375달러였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미국 정부를 비롯한 주 채권자들의 부채를 지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빚을 청산하기 위해 600억 달러의 신주를 발행하는 계획안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이 방안은 미 재무부의 승인만 떨어지면 곧바로 실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미 정부는 GM 지분의 대부분을 갖게 되는 반면에 기존 주주의 지분은 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당 1.85달러로 장을 마감한 GM 주식은 신주 발행 이후 1센트까지 내려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GM은 조만간 기존 주식을 1 대 100의 비율로 액면병합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 같은 처방은 증시 전문가들이 “GM이 구조조정을 하든, 파산신청을 하든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는 급락할 것”이라는 의견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나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GM은 미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계획 발표시한(6월 1일) 이전에 재무부로부터 26억 달러를 추가로 대출받을 계획이다. 이 대출을 합하면 GM이 정부에 지는 빚은 모두 180억 달러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GM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협상 재개에 나서 시한 전까지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CEO)는 “협상 테이블에서 모든 쟁점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회사 측은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UAW는 GM이 지난달 말 제출한 1차 구조조정안에 대해 “국내 노동자의 대량 실직과 한국 중국 멕시코에서의 수입만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했다. 퇴직자의 보험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크라이슬러는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가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은 5일 크라이슬러의 신속한 자산 처분 시도가 “적법하고 합당하다”고 승인했다. CNN방송은 “크라이슬러가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 75억 달러를 갚지 않기로 했으며 정부도 이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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