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역풍’ 日민주 지방선거 참패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4분


지바현서 무소속에 대패

중의원선거 불안감 확산

오자와 사퇴론 다시 부상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일본 민주당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야당의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싸늘한 여론을 체감한 민주당에는 다가오는 중의원 선거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오자와 대표의 진퇴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9일 치러진 지바(千葉) 현 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추천한 요시다 다이라(吉田平) 후보가 자민당의 물밑 지원을 받은 무소속 모리타 겐사쿠(森田健作) 후보에게 대패했다. 최근 잇따른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선전해 온 추세가 뒤집힌 데에는 오자와 대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자와 대표는 자신의 비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4일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비판적이었다. 지바 현은 도쿄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불안은 더욱 크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은 30일 “오자와 대표의 비서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아사히신문이 28, 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3%가 그의 대표직 사임을 요구했다. 총리에 적합한 인물에서도 오자와 대표는 26%에 그쳐 30%를 얻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에 역전됐다. 이달 7, 8일만 하더라도 오자와 대표는 같은 조사에서 아소 총리를 32% 대 22%로 크게 앞섰다. 정당 지지율도 민주당 20%, 자민당 27%였다. 이런 바람을 타고 아소 내각 지지율은 22%로 오랜만에 10%대를 벗어났다. 아소 총리와 오자와 대표, 자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역전 현상은 27∼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오자와 대표의 거취다. 지난주 오자와 대표의 사임불가 선언으로 물밑으로 가라앉는 듯하던 사퇴 주장이 지바 현 지사 선거 참패를 계기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오자와 대표를 지지해 온 하토야마 간사장은 29일 오자와 대표가 총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총선 직전에 물러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오자와 대표에게 “선거 직전까지도 국민의 시선이 냉랭해 정권교체가 어려우면 우리 함께 책임지자”고 제안했고, 오자와 대표가 이를 수용했다는 것.

그러나 당내에는 그의 조기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다음 달 12일의 아키타(秋田) 현 지사 선거를 비롯한 향후 여론 추이에 따라서는 사퇴가 조기에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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