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자장면집’ 옛말… ‘전문직 新화교’ 뜬다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8분


아시아 일변도서 미국 - 유럽으로

중국 발전 힘입어 무역종사자 급증

세계 각지에서 화교(華僑)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화교가 동남아 경제의 주도세력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등지에서도 정치 문화 등 각 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의 반관영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최근 ‘2008년 세계화상(華商)발전보고’를 통해 화교의 현주소를 짚었다.

화교란 중국 국적 여부를 떠나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그 후손을 뜻한다. 화상은 비즈니스를 하는 화교를 말한다.

▽개방 이후 해외 진출 급증=지난해 말 현재 화교는 48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화교는 1950년대 초 1209만 명에서 2100만 명(1980년), 3975만 명(2000년), 4800만 명(2008년)으로 늘었다.

화교의 원적(原籍)은 중국 동남부 연해 지역이 대부분이다. 광둥(廣東) 성 54%, 푸젠(福建) 성 25%, 하이난(海南) 섬 6% 등 중국 최남단 출신이 80%에 이른다.

화교가 주로 중국 남쪽 지방 사투리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 중심지인 베이징(北京)과 동북 3성 등 북쪽 지역 출신의 비율은 아직까지 현저히 낮다.

▽새로운 화교의 탄생=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인의 해외 진출이 부쩍 늘면서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화교 자녀와 대만, 홍콩 등에서 진출한 1000여만 명을 빼고 이 기간에 중국 본토에서 600여만 명에 이르는 중국인이 해외로 이주했다. 이들은 기존 ‘구(舊)화교’와 구별돼 ‘신(新)화교’로 불린다.

신화교는 출신지역이 다양하다. 중국 남부지역 출신이 여전히 많지만 베이징 30만 명 등 전국 각지에서 해외로 이주했다.

진출지역도 넓어졌다. 과거엔 대부분 아시아 국가로 진출했으나 신화교는 미국, 유럽 국가로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1950년과 2000년을 비교하면 화교의 대륙별 거주 비율은 차이를 보인다. 아시아 거주 비율은 이 기간 96.5%에서 82.9%로 줄었다. 반면 미주지역은 2.1%→10.9%, 유럽은 0.3%→3.7%로 증가했다.

▽다양한 직업에 포진=19세기 화교는 주로 단순 노동자였다. 1970년대에도 ‘중국집’으로 대표되는 음식점과 목공소, 이발소, 공장 등에서 주로 일했다.

하지만 최근 30년 동안 상업과 무역에 종사하는 비율이 뚜렷하게 늘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다. 프랑스 파리의 화교 가운데 40.5%는 상업 또는 무역업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화교 가운데 10% 안팎이 건축업, 농업, 어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국가 출신 화교 2, 3세대가 고학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국 등지로 다시 이민을 가 첨단기업을 이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 문화를 잘 이해하는 화교가 각 나라에서 중국과의 무역과 민간교류를 담당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세계 화상의 총자산은 2007년 말 3조7000억 달러에서 2008년 말 2조5000억 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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