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 가산금리 3.5%까지 급등 ‘사상 최고치’
“유로존이 아니었다면 아일랜드는 벌써 아이슬란드가 됐을 것이다.”(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아일랜드가 불어나는 국채를 감당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몰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15일 “국채 투자자들은 유럽 국가 중 아일랜드를 가장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국채 부도에 대비한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13일 사상 최고치인 3.5%까지 급등했다. 이는 아일랜드 국채 100유로가 부도날 것에 대비한 보험료가 3.5유로라는 뜻. 1년 전만 해도 이 비용은 100유로당 0.1유로에 불과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경제학자를 지낸 사이먼 존슨 씨는 13, 14일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일랜드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다뤄졌다”고 말했다.
존슨 씨는 “금융 개혁의 기본적 원칙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아일랜드 위기를 처리해야 한다”며 “세계가 좀 더 빨리, 좀 더 과감하게 나서면 나설수록 비용도 덜 들고, 더 잘 해결될 수 있다”고 촉구했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과 비견되는 ‘켈틱 타이거’로 불렸던 아일랜드는 10년간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거품이 빠지자 지난해 신규 주택 건설이 30%나 줄면서 경기침체에 빠지기 시작했다.
현재 아일랜드 정부가 위기에 처한 금융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약속한 자금은 아일랜드 국내총생산의 220%에 달한다. 또 아일랜드 은행들이 진 부채 총액은 아일랜드 경제 규모의 11배를 넘는 상태다. 아일랜드는 올해 150억 유로를 더 빌려 총 국가 채무가 7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올해 아일랜드의 경제성장률이 ―5%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 유로존 국가 중 최악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아일랜드가 10년 만에 최고 신용등급(AAA)이 박탈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설립한 기금을 통해 독일이 수십억 유로어치의 아일랜드 국채를 사는 게 해결책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