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옷으로 말한다…“퍼스트레이디 패션”의 메시지

  • 입력 2009년 1월 28일 16시 30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 28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박제균 앵커) 요즘 버락 오바마 신임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적인 아이콘입니다. 부인 미셸 오바마에 대한 관심은 미셸의 패션에까지 번져가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프랑스의 퍼스트 레이디인 카를라 브루니 역시 세련된 패션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주간동아팀 김현진 기자와 함께 퍼스트 레이디 패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기자. '퍼스트레이디 패션'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유가 뭘까요?

(김현진) 네, 일단 퍼스트레이디들의 패션에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셸 오바마는 미국이 다민족 국가임을 인식한 듯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공식 석상에서 이민자 출신이거나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미국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선택해 화제가 됐습니다.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은 옷은 1월 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입은 아이보리 색 드레스였는데요, 이 드레스는 대만 출신의 신예 디자이너 제이슨 우가 디자인한 것이었습니다.

미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된 취임식장에 입고 나온 연둣빛 노란색 드레스와 코트는 쿠바 출신 디자이너 이자벨 톨레도의 의상입니다. 또 옷 색깔과 맞춰 낀 연두색 가죽 장갑은 미국의 중저가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 제품이었는데요, 이를 두고 패션 전문가들은 침체된 미국의 경제 상황을 염두에 둔 듯, 명품으로만 치장하지 않은 센스가 돋보인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흑인예술가협회는 취임식 직후 논평을 통해 역사적인 순간에 흑인 디자이너를 선택해주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지난해 11월4일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나고 오바마가 승리를 선언하던 자리에서 미셸이 입었던 의상도 관심이었는데요.

(김현진) 미셸이 그날 입었던 붉은색 드레스 역시 쿠바 출신의 디자이너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의 옷이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오바마 정부의 희망이 퍼스트레이디 패션을 통해 드러났다고 해석했습니다.

앞서 미셸이 지난해 10월 미국 NBC방송의 유명 토크쇼 '투나잇 쇼'에 입고 나온 '제이크루'의 저렴한 니트 카디건과 스커트는 당시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뉴욕의 고급 백화점을 돌며 15만 달러어치의 명품 의상을 구입해 구설수에 올랐던 것과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미국의 중년 여성들 사이에 유행 아이템이 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셸이 미국 중년 여성들 사이에 뮤즈, 즉 여신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앵커) 화제가 되는 것과 실제로 판매가 되는 것은 다른데요, 미셸 오바마가 입는 옷이 실제로 많이 팔리고 있습니까?

(김현진) 네, 그렇습니다. 미셸 오바마가 입는 옷들은 시장에서 품절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덕분에 불황에 허덕이는 미국의 패션 업체들의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패션업계에서는 미셸 오바마를 '검은 피부의 재클린 케네디'라고 부르면서 또 다른 패션 아이콘이 탄생했음을 자축하는 분위기입니다.

(조벡/뉴욕 활동 광고기획자, 패션칼럼니스트) 45세인 미셸은 백악관에 입성한 퍼스트레이디 가운데 무척 젊은 편입니다. 또 180센티미터의 큰 키,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엘리트 라는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클린 이후 50여년만에 최고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입은 미국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의 옷은 모두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는데요, 이러한 점들을 들어 미셸의 옷차림이 미국의 패션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 앵커) 그런가 하면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 카를라 브루니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 시들지 않고 있죠.

(김현진) 그렇습니다. 슈퍼 모델 출신이기도 한 브루니는 크리스찬 디올, 에르메스와 같은 자국의 명품 패션 브랜드들을 즐겨 입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3월, 영국 방문길에 입었던 의상들이 세간에 큰 화제가 됐는데요, 특히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옷을 집중적으로 입어 눈길을 모았습니다. 이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영국 출신인 존 갈리아노 임을 고려한 일종의 외교적 메시지였다는 후문도 있었습니다.

영국의 케이블 TV '버진 미디어'는 브루니를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스타일이 멋진 스타'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의 명품 업체들 역시 그 어떤 연예인보다 훌륭한 간접 홍보 효과를 내는 이 퍼스트레이디에게 프랑스 패션을 대표하는 홍보 대사가 돼 달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퍼스트레이디의 패션은 자국의 문화와 이익을 담는 외교 행위라고 확대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박 앵커) 김 기자 수고 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