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원화 맡기고 달러 빌리기’ 동의… 외화부족 해소될듯

한국이 필요하면 미국에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빌려오는 통화스와프(원화와 달러 맞교환)협정을 맺기로 양국 정부가 동의했다.

이에 따라 30일(한국 시간)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변이 없는 한 FRB와 한국은행이 통화스와프를 개설하기로 공식 의결한 뒤 이날 오전 4시경 발표한다.

원-달러 통화스와프 개설은 한국이 미국의 ‘달러 우산’ 안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한국의 외화 부족 논란은 종식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이전부터 미국 재무부와 이 문제를 계속 조율해왔다”며 “현재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미 재무부 대표단과 협의를 계속해 온 결과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한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금융위기 발발 이후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등 주요 10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그 한도를 계속 늘려왔다.

특히 최근에는 EU와 영국, 스위스, 일본 등 4개국 중앙은행에 대한 통화스와프 한도를 아예 없애 필요하면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은 ‘달러화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셈이다.

그만큼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더욱 중요한 대목은 ‘외환위기 트라우마(큰 충격 후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효과다.

재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일단 통화스와프를 개설하면 해당 국가를 끝까지 책임지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처럼 외환보유액에 관계없이 외환 부족 논란에 시달리는 나라는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개설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외국인 투자가나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한 시선을 잠재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통화스와프

서로 다른 통화를 잠시 바꾸는(swap) 거래. A가 B에게 계약한 환율로 달러와 원화를 주고받았다가, 약정한 기간 뒤 같은 환율로 원화와 달러를 돌려받는 방식. 대신 서로 계약한 수수료 성격의 금리를 주고받는다. 수수료 없이 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의 차로 가격이 결정되는 외환 스와프와 거래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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