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야생동물보전協 “이동자유 박탈은 호랑이에겐 죽음”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통로 만들기’ 운동

특정 보호지역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보호받아 온 아시아의 호랑이들이 한층 자유롭게 여러 보호지역을 왕래하면서 번식할 수 있게 야생통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야생통로를 이동하면서 다양한 유전자 정보가 전해지면 더 강한 생존능력을 갖춘 호랑이들이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이 취지다.

뉴스위크 최신호(11월 3일자)에 따르면 일명 ‘유전자 통로’로 불리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미국 야생동물보전협회(WCS)의 앨런 라비노위츠 회장.

2001년 북·남미 지역 재규어의 실태를 조사하던 그는 밀렵꾼들이 득실거리고 생태계 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재규어들이 때론 파나마 운하를 헤엄쳐 건너 장거리를 이동하며 번식해 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영감을 얻은 그는 호랑이들의 자유 왕래를 보장하기 위해 보호지역 간 야생통로를 만들어주는 운동을 주도했다.

현재 부탄에서 미얀마까지 약 8개국을 아우르는 8000km 길이의 통로 외에도 인도의 산악 지역,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에도 같은 취지의 통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라비노위츠 회장은 “맹수들을 단순히 보호지역에 가둬 놓는 방법으로는 멸종위기에서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랑이는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10만 마리가 살고 있었으나 생태계 파괴와 밀렵꾼들로 인해 현재는 개체수가 5000마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