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기사당 바이에른주 선거 46년만에 과반 실패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고개숙인 기사당독일 기사당(CSU) 에르빈 후버 당수(왼쪽)와 귄터 벡슈타인 바이에른 주총리가 28일 뮌헨 의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주 의회 선거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SU는 이번 선거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바이에른에서 46년 동안 지속해온 독주를 마감했다. 뮌헨=EPA 연합뉴스
고개숙인 기사당
독일 기사당(CSU) 에르빈 후버 당수(왼쪽)와 귄터 벡슈타인 바이에른 주총리가 28일 뮌헨 의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주 의회 선거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CSU는 이번 선거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바이에른에서 46년 동안 지속해온 독주를 마감했다. 뮌헨=EPA 연합뉴스
내년 보수연정 모색 메르켈에 타격

‘독일 바이에른주=기사당(CSU)’이라는 등식이 깨졌다.

28일 실시된 바이에른 주의회 선거에서 기사당은 43.4%를 득표해 압도적 1당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독일 언론은 모두 ‘기사당의 역사적 패배’로 규정했다.

기사당이 약 반세기 만에 과반 득표에 실패해 보수 성향의 바이에른 주는 ‘기사당의 것’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기사당 득표율은 2003년 총선 때에 비해 17%포인트나 하락해 1962년 이후 처음으로 과반수에 미달했다. 그 결과 46년간 지속됐던 기사당 독주 시대가 끝나고 연정이 불가피해졌다.

독일 연방의 16개주 중 바이에른 주에만 유독 기민당(CDU)이 없고 기사당이 있다. 두 정당은 연방 정부에서는 거의 대부분 기민당-기사당 연합으로 활동하고 있어 자매 정당이나 다름없다.

기사당의 부진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 차원에서 사민당(SPD)과의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의 메르켈 총리는 내년 총선 후 보수 연정을 모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사당에서 빠져나간 표는 대부분 군소 정당들에 몰리면서 사민당 역시 2003년 총선 때의 19.8%보다 조금 낮은 18.6%를 얻었다.

대연정에서 부총리와 외교장관을 맡고 있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사민당 당수는 이번 선거 결과를 “사민당의 승리라기보다는 기사당의 패배”로 규정했다.

보수정당인 ‘자유 유권자’는 10.2%를 득표해 사상 처음으로 바이에른 주의회에 진출했고, 자민당(FDP)도 8%를 얻어 14년 만에 주의회에 복귀했다.

녹색당은 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창당 이후 독일 정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10개 주의회에 진출했던 좌파당은 4.3%를 얻어 의회 진출 저지선인 5%를 통과하지 못했다.

기사당 선거 패배의 원인은 무엇보다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나 에드문트 슈토이버와 같은 거물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재의 귄터 벡슈타인 주총리와 에르빈 후버 당수는 카리스마가 약하고 인기도 높지 않다.

게다가 최근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정부가 소유한 바이에른LB 은행이 큰 손실을 입었다. 자기부상열차 도입 계획 취소와 전면적인 금연 정책 실시도 유권자의 불만을 샀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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