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Fight” 25차례나 써가며 애국심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6일 02시 58분



■ ‘전쟁영웅’ 美공화 대선후보 수락연설

《4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엑셀에너지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50여 분간 진행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의 주제는 단연 ‘애국심’이었다. 매케인 후보는 ‘조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변화’를 주창하며 이를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그가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나의 싸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자 2만5000여 관중은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했다.》

○ “부시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선언”

매케인 후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8년 집권과 결별을 선언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한 약속을 분명히 했다. 매케인 후보가 변화의 구체적 대상으로 겨냥한 곳은 수도 워싱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의회와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행정부를 통칭한다.

그는 “(8년 동안) 워싱턴을 바꿔보라는 뜻으로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실상은 워싱턴이 우리를 바꿨으며 그 결과 신뢰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매케인 후보는 △수구세력 △무사안일주의자 △예산남용자 △국가보다 나를 앞세우는 이기주의자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뒤 “변화가 오고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선봉장으로는 주저 없이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를 꼽았다.

과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하기도 했던 보수 논객 패트릭 뷰캐넌 씨는 “이날 연설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선언이라 평가할 만하다”고 논평했다.

○ 오바마 후보와의 차별성 부각

매케인 후보는 5년간의 전쟁포로 생활로 상징되는 ‘전쟁 영웅’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조국이 나를 구했고 난 그것을 잊을 수 없기에 내가 숨 쉴 수 있는 한 미국을 위해 싸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공복으로서 불완전한 사람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국가의 심부름꾼으로 남을 것”이라며 “조국을 사랑한다면 국가를 흠잡지 말고 더 나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공격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매케인 후보는 “내가 세금 감면을 하려는 반면에 내 상대방(오바마 후보)은 세금을 올리려 하고, 미국의 신시장을 개척하려 하는 내 노력과 달리 그는 문을 닫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내가 미국의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했던 기록과 그 노력을 증명한 ‘영광의 상처’가 있는 반면에 오바마 후보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 강경한 대외정책

전공 분야인 대외정책에서 그는 이란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주요 테러지원국’이라고 언급했고,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을 비난한 뒤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침략과 무법상태를 못 본 척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매케인 후보는 북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공화당은 새 정강정책에서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 원칙을 천명했다.

세인트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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