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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8월 18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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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외교자금도 빼돌린 듯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 수사가 급진전되면서 올해 5월 20일 퇴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천 전 총통 및 가족, 친인척 비리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천 전 총통의 횡령과 돈세탁 혐의가 확인되면 징역 7년 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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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궈(빈果)일보는 17일 ‘비밀 외교 자금’이 천 전 총통 일가가 해외로 빼돌린 자금의 출처일 수 있다는 국민당 추이(邱毅) 입법의원의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추 의원은 천 전 총통의 며느리 황루이징(黃睿정) 씨 명의로 개설된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 계좌의 2000만 달러의 입금 명세를 추적하면서 ‘천 전 총통 일가’의 돈세탁 과정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천 전 총통의 외아들로 황 씨의 남편인 천즈중(陳致中) 씨가 2006년 12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뉴욕지점에서 계좌 해지를 한 뒤 1650만 달러를 부인의 계좌에 송금한 시점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천 씨의 계좌 해지 시점은 2006년 8월 대만 외교부가 미국 국적의 진지주(金紀玖) 중화자문공정공사 부사장과 싱가포르 국적의 우쓰차이(吳思材) 씨에게 파푸아뉴기니와의 수교 협상을 위해 3000만 달러를 송금했던 시점과 몇 개월 사이에 불과하다. 따라서 추 의원은 이 돈이 천 전 총통 일가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올 5월 대만 외교부는 비밀리에 외교 수립을 추진하다 ‘브로커에게 사기 당해’ 3000만 달러를 돌려받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현재 이 돈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았다.
추 의원은 또 천 전 총통은 부인 우수전(吳淑珍) 씨의 보석 구입과 측근을 이용한 차명계좌를 통해서도 돈세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만 언론은 검찰이 천 전 총통 집과 사무실, 우 씨의 오빠 우징마오(吳景茂) 씨의 거주지 등 3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가 횡령 및 돈세탁 혐의 등을 입증하는 데 상당한 자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자택에서 조사를 받은 우 씨는 오빠 우징마오 씨가 약 2100만 달러를 해외 계좌에 입금한 뒤, 다시 며느리 황 씨의 계좌에 입금했다고 시인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