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표응원가는 싸이-박진영 노래”

  • 입력 2008년 8월 13일 03시 09분


베이징 올림픽 중국 대표팀 공식 응원단장인 조수진 씨는 “응원은 승리의 도구가 아닌 양국 간 소통의 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베이징 올림픽 중국 대표팀 공식 응원단장인 조수진 씨는 “응원은 승리의 도구가 아닌 양국 간 소통의 놀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베이징올림픽 中응원단장 한국인 조수진 씨

베이징(北京) 올림픽에서 13억 중국인의 공식 응원단장을 맡고 있는 한국인 조수진(34·여) 씨.

11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 농구경기장 앞에서 만난 조 씨는 1시간의 인터뷰 동안에도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릴 정도로 바쁘다. 이번 올림픽부터 치어리더가 농구 권투 태권도 등 대부분 종목에 투입되면서 380명의 치어리더를 지휘하고 있는 조 씨는 “1분도 내 시간이 없다”고 했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은 응원문화의 불모지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중국대표팀이 코스타리카에 2-0으로 뒤진 채 경기가 끝나자 중국 관중은 ‘응원은 무슨 응원’이냐며 자국 치어리더들에서 과자 부스러기를 던졌을 정도.

지난 14년간 1500명의 치어리더를 길러낸 조 씨는 중국 응원문화의 선구자로 통한다. 중국프로농구의 16개 전 구단에 치어리더를 공급하고 있고, 그 공로로 한일 월드컵 때도 중국 측 응원단장을 맡았다. 가난 때문에 무용과 진학을 포기하고 스무 살 때 홀로 중국에 건너와 에어로빅 강사를 하며 갖은 설움을 이겨낸 결과였다.

그는 “국민체조 수준이었던 중국의 응원 율동이 일사불란해지면서 결속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국의 응원문화가 2002년 월드컵에서 꽃을 피웠듯 중국도 올림픽을 통해 응원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전에서 중국 팀을 앞장서 응원하는 것은 그에게도 고민거리. 조 씨는 응원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류 유전자’를 전수하기로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그는 팝송이 대부분인 30개 중국 응원가 목록에 한국 대중가요를 상당수 포함시켰다. 싸이의 ‘챔피언’과 박진영의 ‘스윙댄스’는 이미 중국 응원단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표 응원가’로 자리 잡았다.

“10일 중국과 미국 남자농구 경기 때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이 이효리의 ‘겟차’를 듣고 치어리더들에게 ‘이 노래 좋은데 누가 불렀느냐’고 물어보더군요. 한국을 알리는 데 올림픽만 한 무대가 없어요.”

그는 한국적 리듬에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를 배합해 안무를 짰다. 56개 소수민족의 다양한 개성을 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13억 중국인의 단결을 위해서다.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개량한 치어리더 복장에 황비홍의 무술동작, 시안(西安)의 병마용 등을 응용한 동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베이징=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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