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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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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배급사는 당초 12일 개봉할 예정이었던 도쿄(東京)의 영화관 4곳과 오사카(大阪)의 영화관 1곳이 모두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해 결국 개봉 자체가 취소됐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들 영화관은 “이웃 극장이나 상업시설 등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극우세력의 테러나 반대 시위가 우려되기 때문에 상영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배급사 측은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 이런 사태에 처한 것은 유감”이라며 “일본 사회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 ‘야스쿠니’는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 영화감독 리잉(李纓)이 1997년부터 10여 년간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하는 참배자와 유족의 모습, ‘야스쿠니도(靖國刀)’를 만드는 장인의 모습 등 야스쿠니신사를 둘러싼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한 작품이다. 올해 3월 홍콩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그동안 거센 논란에 휩싸여 왔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의원 등은 영화 제작 때 문화청 산하기관에서 보조금 750만 엔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정치적 중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며 사전 시사회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2일 이례적으로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가 열렸다. 일부 주간지는 “객관성이 결여된 반일(反日)영화”라며 논쟁을 확산시켰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19일 도쿄의 한 영화관이 상영 중지를 결정한 뒤 다른 영화관이나 배급회사에도 상영 중지를 요구하는 전화가 이어졌다”며 “이 같은 항의를 받아들이는 형태로 상영 중지를 결정하는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